급전 필요한 서민 보험약관대출로 몰린다

약관대출, 지난 동기보다 3조2000억원 급증

2023-10-23     이채원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높아지는 대출문턱에 불황형대출로 분류되는 보험약관대출을 찾는 차주들이 늘었다.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환급금을 받아간 고객은 1년 새 60% 이상 증가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보험사 대출채권잔액은 27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273조원) 대비 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6월 말(272조4000억원)보다 7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중 가계대출은 13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000억원 증가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선 4조1000억원 급증했다. 기업대출은 13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조3000억원 줄었다.  보험사 가계대출 연체율도 증가 추세다. 6월 말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 연체율은 0.46%로 전년 동기(0.25%)의 2배에 달한다. 약관대출 이용자의 연체 또는 해약이 이어질 경우 보험사들의 환급금 지출은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 가계에서도 보험사 대출을 희망하는 경우가 대폭 늘었다. 특히 약관대출이 올 상반기 68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2000억원 급증했다. 약관대출은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로, 신용등급조회, 자산 담보 등 각종 증빙 서류가 필요한 은행권 대출에 비해 간편해 쉬운 대출로 불린다.  다만 약관대출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보험이 해약될 수 있어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금리가 오르자 약관대출을 받아 대출액을 상환하려는 차주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생보사 고객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27조243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6조7389억원) 대비 62.8% 급증했다. 이 중 보험료 미납에 따른 효력상실환급금은 9634억원으로 작년(7301억원) 대비 32.0% 늘었다. 약관대출이 늘어나고 보험을 해약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것이 보험사들의 유동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저성장, 고물가·고금리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향후에도 건전성 관리에 주력해 유동성 불안을 해소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