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도 5대은행 10월 가계대출 3.4조 급증

주담대 2.6조·신용대출 8871억 증가

2023-10-23     이채원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3조원 이상 증가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긴축 장기화와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가 번진다. 
 
23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321억원으로 9월 말 682조3294억원보다 3조4027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6814억원(517조8588억원→520조5402억원) 불었고, 지난달 1조762억원 줄었던 신용대출도 이달에는 8871억원 늘었다. 이같은 추세에 10월 전체 신용대출이 9월보다 늘어날 경우, 2021년 11월(+3059억원) 이후 1년 11개월만에 첫 증가 기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상 가을 이사철 효과도 있고 주택거래량이 7월보다 8월에 크게 확대된 부분도 있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긴축 장기화와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시장금리와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40~6.725% 수준이다. 약 한 달 전 9월 22일(연 3.900∼6.490%)과 비교해 하단이 0.340%포인트(p) 뛰면서 4%대로 올라섰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620∼6.620%)도 한 달 만에 상·하단이 모두 0.060%p씩 올랐다. 같은 기간 두 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 0.270%p(4.471→4.741%), 0.060%p(4.048→4.108%) 상승한 것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은행채 등 시장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올랐고,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넘어서면서 상승세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더구나 최근 주요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억제 차원에서 스스로 가산금리를 늘리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대출금리 수준을 더 높이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폭이 커졌다.  KB국민은행은 앞서 11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p 올렸고,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같은 상품군의 금리를 최대 0.3%p 높였다. NH농협은행은 17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3%p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