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임박에···美, '이중 전선' 리스크 본격화되나
우-러 전쟁 장기화에 아스라엘까지···美, 피로 상승 무기 쟁탈 양상도···美, 확전 억제 속 전선 관리 총력
2024-10-24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하마스 완전 제거 목표를 세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하며 관계국 셈법 계산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절대 우방’인 미국은 가자지구 지상전이 본격화될 경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어 전선을 추가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24일 복수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이 '두 개의 전선' 지원해야 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모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중 전선 관리' 리스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제기돼 왔다. 우-러 전쟁이 장기화하며 미국인들의 피로감도 커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전선까지 관리하는 상황이 온다면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와 달리 이스라엘은 미국이 동맹국으로 분류하는 나라다. 가뜩이나 미국 정치권은 이스라엘을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이스라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권 중론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으로 240억달러(약 32조원)를 요청했으나, 적지 않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현재 미국은 좀 더 현실적인 고민에 직면한 상황이다. 각자의 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모두 미국이 보유한 고성능 무기가 절실한데, 이를 누구에게 먼저, 얼마나 제공할 것인지를 놓고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 보도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미국에서 경쟁적으로 제공받길 원하는 주요 무기로 155mm 포탄과 스마트 폭탄, 스팅어 미사일 등을 들었다. 우선 155mm 포탄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가 모두 수십 km 내의 목표물 타격을 위해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200만 발 이상의 155mm 포탄을 보냈고, 유럽은 이보다 수십만 발 더 많은 양을 제공했다. 지난 1월 미국 국방부는 중동 지역 수요에 대비해 이스라엘에 비축하고 있던 155mm 포탄 수십만 발을 우크라이나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겨울 동안 이스라엘 비축분의 절반 정도가 빠져나갔다. 미국 국방부는 현재 남은 포탄 중 일부를 이스라엘군에 지원할 계획인데, 비축량에 적신호가 켜질 시 미국의 이 같은 고민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늦추며 시간을 버는 한편, 확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격퇴 작전을 지지하되, 지상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피해 규모 및 인질 상황도 고려했겠지만, 확전을 막아 전선 관리에 과부하가 오지 않도록 조절하겠단 의도도 읽힌다.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중 전선' 리스크 관리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혹여나 전선 관리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일 시 재선 도전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