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자체 물류’ 공들이는 까닭
중간 유통 생략해 합리적 가격 형성…물류비 상승에 필요성 커져 신사업 육성 및 영업 주도권 확보 등…‘D2C’ 경쟁력 확보 잰걸음
2023-10-24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자체 물류 역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체 물류를 통해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해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단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대·내외 변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이루는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작업으로도 해석된다. 코로나 여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 등으로 전 세계 물류비용이 크게 높아지자,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공식 자사몰을 키우는 트렌드도 자체 물류 경쟁력 확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기업과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D2C(Direct to Customer)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플랫폼에 영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고객 데이터를 세분화해 수집할 수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동서울물류센터를 통해 물류 경쟁력 확보 및 생산성 효율화를 이뤘다. 동서울물류센터는 업계 최초로 ‘식자재 특화 자동분류 시스템’을 갖춘, 아워홈의 전국 물류 거점 중 최대 규모 물류센터다. 주요 역할과 기능은 △수도권 동부권 배송 △일배(TC) 상품 전국 물류센터로 연계 수송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동서울물류센터가 서울‧경기 동부지역 배송을 담당하게 되면서 수도권 전체 권역에 대한 최대 출하능력이 크게 상승했다. 동서울물류센터는 공급사에서 매일 아워홈 센터로 일일 배송하는 ‘일배’ 상품들을 모아서 각 센터로 내려 보내는 허브센터의 역할을 한다. 매일 동서울 물류센터에서 지방 센터로 상품을 수송하기 때문에 지방의 거래처들도 수도권의 거래처와 동일하고 다양한 상품 선택의 폭을 누릴 수 있다. 동서울물류센터 일인당 하역 생산성은 기존 대비 32% 향상됐으며, 하루 평균 작업시간은 3시간 이상 단축됐다. 해당 센터를 최대치로 가동할 경우, 하루 최대 물동량 642t, 일 배송 10만 5000건의 식자재를 수도권에 공급할 수 있다. 식수로 추산하면 90만인분에 달하는 물량이다. 수요자 관점에서는 최고 품질의 식자재를 최적시간에 공급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 배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배송차량이 배송시간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물량을 수급하는 컨트롤타워로서 물류센터가 얼마나 고도화된 처리능력을 보유했느냐가 관건이 된다. 동원의 종합 물류 계열사인 동원로엑스(전 동부익스프레스)는 화물운송,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종합물류기업이다. 동원그룹은 지난 2017년 인수한 동부익스프레스와 3자물류 사업(3PL), 수송사업 등을 운영하던 기존 동원산업 물류사업부문 로엑스(LOEX)를 합쳐 2019년 종합물류기업 동원로엑스를 설립했다. 동원로엑스를 통해 완전 자동화 기술로 이뤄진 스마트 항만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 활발히 추진 중이다. 현재 부산항 신항에 스마트 항만을 구축했다. 스마트 항만은 이차전지 고재, 스마트 연어 양식과 함께 그룹의 차세대 3대 사업으로 꼽힌다. hy는 자체 물류 인프라 ‘프레시매니저’를 기반으로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개인 맞춤형 소규모 신선배송’이란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다. 1만1000명 규모의 프레시 매니저가 쌍방향 소통을 통해 배송시간 조정, 반품 등 고객 요청사항을 실시간으로 대응,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사 생산 제품에서 신용카드 등 타사, 매입상품까지 배송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4월엔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 물류사업 시너지 강화가 기대된다. 하림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만 약 6조원에 달한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식품 제조공장 하림푸드콤플렉스 옆에 2만4061m²(7290평) 규모의 하림산업 온라인 물류센터도 짓고 있다. 식품온라인 유통사업, 스마트그린물류‧복합유통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한단 방침이다. 종합 식품서비스의 ‘디지털운영(제조-물류-소비자) 효율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킨단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는 대규모 토지, 설비, 인력 등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단기간 내 가시적인 수익을 내기보단, 지금 당장은 미래성장동력 육성의 성격을 띈다”며 “갈수록 심화되는 대내외 변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시장 내 유통 주도권 확보를 위해선 필수적인 선제 역량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