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마지막 국정감사, 이번 주 마무리…여야 정쟁 속 '맹탕' 평가
이달 10일부터 진행…대다수 상임위 오는 27일로 종료 보선·총선 등에 관심 떨어져…민주, 공천 미반영 영향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제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기대와 달리 '맹탕 국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 등에 밀려 상대적으로 집중을 받지 못한 데다, 사실상 국감을 주도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국감 실적을 총선 공천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부실 국감'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회 상임위원회는 이번 주 종합감사를 끝으로 올해 국감 일정을 종료한다. 운영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정보위원회 등 겸임 상임위원회만 11월까지 국감 일정을 진행한다.
그간 여야가 대립을 이어온 만큼 이번 국감에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를 놓고 격돌이 전망됐다. 특히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진행하는 만큼 여야 모두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여야는 11개의 상임위에서 진행된 국감 첫날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는커녕 그간 보여준 정쟁을 이어갔다.
실제 여야는 상임위 곳곳에서 상대 당과 전·현 정부 책임론을 내세우면 날을 세웠다. 특히 이날 국방위의 경우 야당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릏 하자 여당이 반발, 국감 불참을 선언하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지난 1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케어' 등 특정 사안을 두고서 정쟁만 벌이다 역시 파행했다.
이번 국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배경에는 내년 총선 등 영향이 컸다. 국감이 시작된 다음 날 '미니 총선'으로 여겨지던 강서구청장 보선이 진행되면서 여야가 각각 승리와 패배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해진 바 있다. 때문에 국감은 일정 내내 관심에서 멀어졌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해당 '지역구 챙기기'에 나서면서 국감에 대한 열기가 식는 주요인이 됐다. 의원들은 1차 질의 후 자리를 빠져나가거나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는 등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상임위별 중계 영상에서는 상당수 의원석이 비어있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국감을 주도해야 할 제1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적극성이 부족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국감은 의원들이 행정부를 비롯한 국가기관들에 대한 감사와 감찰을 진행하는 공개 청문회다. 이러한 특성상 국감은 야당이 정부 실책을 지적하는 등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지만, 민주당이 이번 국감 실적을 총선 공천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의원들의 호응을 유도하지 못했다. 국감 때마다 등장했던 이른바 '국감 스타'가 이번 국감에서 보이지 않은 것도 민주당의 공천 평가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감 무용론에 국감 제도에 대한 개선 목소리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국회가 기존 한 달간 기간을 정해 진행하는 것이 아닌, 상임위별로 상시 국감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 이후 '상시 국감' 도입을 골자로 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다만 대선 결과에 따라 여야가 바뀌는 상황인 만큼 해당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