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4명 동해 NLL 넘어 귀순…정부 '합동 신문' 진행
24일 새벽 소형 목선 타고 남하 함참 "감시장비로 포착·추적해”
2024-10-24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북한 주민 4명이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귀순 의사 진정성에 대한 합동 신문을 벌이고 있다.
군과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쯤 강원도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후 속초해경 순찰정이 출동해 현장에서 북한인 4명이 길이 약 10m가량의 소형 목선에 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 이들은 북한 주민으로 남성 1명 여성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도 새벽 5시30분쯤부터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특이 징후가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작전적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 등 해안 감시장비로 해상에서 포착해 추적하고 있었다"며 "해경과 공조해 속초 동방 해상에서 신병이 확보됐다. 이 과정에서 해상에서 북측 소형목선을 발견한 우리 어선의 신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 당국이 북한 목선이 동해 NLL 넘어오는 동안 이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NLL 감시·경계 작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목선이 발견된 속초 동쪽 해상은 NLL에서 남쪽으로 약 40∼50㎞ 떨어진 지점으로, NLL을 한참 넘어온 뒤에야 북한 목선을 포착하고 초계기와 고속정를 보냈지만, 민간 어선이 신고할 때까지 해당 선박을 찾지 못했다. 실제 군은 지난 2019년 6월에도 북한 주민 4명이 탄 소형 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사흘간 동해상에 머물렀다가 삼척항에 들어와 주민 신고가 있기 전까지 전혀 탐지하지 못한 바 있다. 이에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합참이 어민 신고로 목선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군 자체적으로 레이더와 TOD를 이용해 남하하는 목선을 감시하다가 NLL을 넘어오자 북방한계선을 넘어오자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경계 실패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지역 군부대 및 경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들에 대한 합동 신문을 진행해 구체적인 인적 사항, 항해 경로, 귀순 의사 등을 판단할 전망이다.북한 주민이 동해상에서 선박을 통해 귀순을 시도한 것은 지난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정부는 이들이 해상에서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으로 판단하고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했다. 지난 5월에는 북한 주민 일가족 10여 명이 어선을 타고 서해 NLL을 넘어 귀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