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치아 건강 위협하는 ‘균열치아증후군’

2024-10-25     채홍기 제주중앙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
제주중앙

매일일보  |  찬 바람이 불어 오는 계절, 치아 건강이 위협받는 시기다.

추운 날씨에 자주 마시게 되는 뜨거운 음료나 음식은 치아에도 자극을 주게 된다. 뜨거운 음식은 구강 내 질환이나 상처를 유발할 수 있으며, 찬 음식과 번갈아 섭취할 경우 치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한번 금이 생긴 치아는 다시 붙지 않는다. 벌어진 치아 사이로 세균이 침투해 치아의 신경에 염증을 유발하고, 통증을 일으켜 결국 치아를 잃게 만들 수도 있다. 치아 건강을 위협하는 ‘균열치아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한다.

◇ 균열치아증후군의 ‘시린 치아’ 증상

균열치아증후군은 치아에 금이 가면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고 증상으로 나타난다. 찬 공기가 입 안으로 들어오면서 치아가 시린 느낌을 받을 수 있어 균열치아증후군으로 오해를 할 수 있다.  치아에 미세한 금이 간 경우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시린 증상만으로 균열된 치아를 찾기가 쉽지 않다. 잇몸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망치로 내려치는 듯 둔탁한 통증이 느껴지며, 충치는 간헐적으로 욱신거리는 통증이 대부분이다. 반면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을 느껴지며, 충치는 없는데 치아가 시큰거리거나 통증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 '균열치아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치아균열을 방치할 경우 치아가 깨지는 치아 파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치근까지 생긴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겨 치아를 뽑게 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균열치아증후군은 균열이 주로 치아의 소와열구를 따라 수직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열구와 균열선의 차이를 판단해 내기가 쉽지 않다. 육안으로 파절선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광조사기를 이용해 치아의 금이 간 부분을 체크하며, 크랙의 진행 정도와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 금 간 정도에 따라 치료법 달라

균열치아증후군은 크랙이 치아의 어디까지 영향을 미쳤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치아의 윗부분인 법랑질에만 금이 간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뾰족한 치아의 교두 부분이 깨져 통증과 동시에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치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거칠어진 치아를 부드럽게 만들어 준 이후 치아 색상과 유사한 레진 인레이로 치료할 수 있다. 하루 만에 치아 검사부터 치료까지 마칠 수 있어 치과비용과 시간을 모두 절약할 수 있다. 크랙으로 인해 세균이 치아 아래로 깊게 침투해 치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신경치료 후 크라운보철로 수복을 해야 한다.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치아의 내부를 세척 및 소독한 이후 그 위를 크라운으로 덮는 치료다. 만약 치수의 끝의 염증이 크거나 신경관이 막혀 있을 경우에는 추가로 내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은 한 달 정도 걸릴 수 있다.

◇ 눈으로 보이지 않는 치아크랙, 치료시기가 중요

균열치아증후군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과 크랙의 정도가 다를 수 있어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 환자는 치아 윗부분에 살짝 금이 간 것으로 생각하고 치과를 방문했으나 X-ray 촬영 결과 치아가 수직으로 파절된 상태인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으며, 반대로 크랙 라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균열 치아로 의심되는 환자도 있다. 그만큼 균열치아증후군의 진단이 까다롭다. 하지만 균열치아증후군은 금이 간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초기에 진단을 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균열치아증후군의 증상인 눈으로 치아에 금이 간 것이 보이거나 음식을 씹을 때마다 치아에 통증이 있다면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