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롯데, 동남아서 ‘제2의 전성기’ 날개 달까

4고 현상, 소비심리 위축 등 경영 환경 변수 ↑ 베트남·인니·태국 등 동남아 시장 성장세 주목

2024-10-25     민경식 기자
롯데몰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롯데쇼핑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세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4고(고물가·고금리 고환율·고유가) 현상과 내수부진 여파로 국내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동남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약 2개월간 시범운영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22일부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정식 운영하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이 들어선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유통을 비롯해 관광, 레저, 건설 등 롯데 계열사의 역량이 집약된 공간이다. 단지 연면적은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에 달하며, 축구장 50개를 합한 규모와 비슷하다. 롯데쇼핑이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것은 관련 시장 성장세와 특성과 맞닿아 있다. 베트남은 연평균 6%대 수준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데다 1억명 인구를 가졌다. 또한 한류 문화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전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인 롯데마트는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 마크로 19개점을 인수하면서 국내 유통기업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0년 8월 첫 소매점포이자 인도네시아 20호 점인 ‘간다리아시티점’을 개장한 데 이어 작년 12월 땅그랑시 남부지역에 50번째 점포 ‘세르퐁점’을 새로 열었다. 롯데마트는 K-푸드를 바탕으로 현지 대형마트와 차별성을 달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매장 운영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시장에 백화점 1개점, 마트 50개점을 보유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올해 기준 인구 2억7000만여명의 세계 인구 순위 4위 국가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5.31%를 달성했을 정도로 고성장 중이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인니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지난 1월부로 발효되면서 수입액 기준 한국은 97.3%, 인도네시아는 97.% 관세가 사라졌다. 롯데홈쇼핑도 자체 캐릭터인 ‘벨리곰’과 가상인간 ‘루시’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통해 동남아 진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포바이포’, ‘환지그룹 태국법인’과 함께 루시의 태국 진출을 위한 비대면 업무협약을 맺었다. 루시는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자회사이자 동남아 6개국에서 운영 중인 ‘라자다’를 통해 태국 현지 라이브 커머스 연내 데뷔를 목표로 했다. 또한,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7개 이상 국가에 벨리곰 굿즈를 선보이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롯데쇼핑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동남아 시장에 쏟고 있는 만큼, 흥행 여부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8% 떨어진 514억원을 나타냈다. 동기간 매출액도 7.2% 하락한 3조6222억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156% 가량 올랐다. 실적 부진 요인으로 고물가에 따른 백화점 판매 관리비 상승 및 6개월간 홈쇼핑 새벽방송 중단 등이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한류 등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고, 잠재 성장성이 충분한 국가들이 많다”며 “유통산업이 빠르게 변화는 만큼, 롯데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먹거리가 많다고 여겨지는 동남아 시장으로 사업을 펼쳐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