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반대매매 사상 최대… 개미 ‘눈물’

반대매매 규모 나흘만에 2조원 육박

2023-10-25     이채원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빚투’(빚내서 투자) 대금을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 처분당하는 주식 반대매매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지수가 하락하면서 대금을 갚지 못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집계된 반대매매 금액은 1조9055억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18일 2767억원, 19일 5257억원, 20일 5497억원, 23일 5533억원 으로 통계 이래 최대 규모다.  주식 시황에 따라 추가로 강제 처분될 수 있는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도 지난 23일 1조319억 원까지 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같은 날 미수거래 대금은 1조14억원, 투자자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강제로 처분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69%에 달했다.  미수거래는 3거래일 안에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는 초단기 대출이다. 20~40% 증거금률로 원금의 최대 5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투자자가 3거래일 안에 증권사로부터 빌린 대금을 갚지 못할 시 미수금이 발생하고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 처분해 자금을 회수한다.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데다 주가조작(시세조종) 종목으로 지목된 영풍제지가 급락하며 거래 정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400과 780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지난 19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영풍제지 1종목에서 5000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20일 장 마감 이후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영풍제지 거래가 재개되면 반대매매로 미수금을 회수할 계획으로 하루 강제 청산 물량 규모만 1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거래정지 전 3일 평균 거래대금이 34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키움증권을 통한 미수거래가 비정상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키움증권의 미수 증거금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대매매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지난 19~20일에 걸쳐 일부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높였다”며 “해당 종목에 대한 우려 확대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