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 않는 전세사기, 피해 확산

수원 전세사기 고소 300건 이상… 피해액 450억원 상당 대전 전세사기 피해액, 3000억원 넘을 수도

2024-10-25     최재원 기자
경기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올해 전세사기 발생 건수가 ‘빌라왕 사건’으로 큰 피해를 남긴 지난 2022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수원 전세사기' 관련 임대인 정모씨 가족을 상대로 접수된 고소장이 지난 24일 기준 총 306건으로 집계됐다. 고소장에 적시된 피해 액수는 451억원 상당이다. 고소인들은 정씨 일가와 각각 1억원 수준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설립한 법인은 수도권과 제주도 등 타지역에도 지점을 두고 있어 추후 피해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대전에서는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가 25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파악한 전세사기 피해 규모를 보면 최소 2563가구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 건물은 229채, 피해액은 2500억원이 넘는다. 이 통계에는 최근 불거진 3000가구 추정 전세사기 피해는 일부만 포함돼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피해 금액 역시 김씨를 둘러싼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 관련 고소가 이어지면서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건물에서 거주 중인 피해자들이 자체조사한 결과 20%는 만료 일자가 돌아왔고 60%가 내년 만기가 예정된 상태다. 해당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부동산 법인회사 대표 김모씨는 LH 전세 지원제도를 악용해 159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 됐다. 그는 LH에 제출하는 선순위 임차보증금 확인서에 선순위 임차보증금을 축소·허위 기재한 뒤 제출해 공사를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경찰에 검거된 전세사기 건수는 199건에 달했다. 이 기간 검거 인원은 622명이며, 이 중 혐의가 무거운 43명은 구속됐다. 총 피해 금액은 673억여원이다. 이는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 금액인 273억여원(202건·445명 검거·33명 구속)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전세사기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19년 이후 검거 건수는 한 해 10~20여건, 혹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사건이 급격히 증가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시장이 활황이던 2020~2021년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의 전세계약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지난해부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전셋값이 하락하고 금리가 높아지는 등 시장의 거품이 꺼지자 계약 만료 기간이 도래한 시점부터 연달아 사건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