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부채비율·차입금 의존도 7년 만에 최고

작년 부채비율 2%p 오른 122.3% 기록 이자도 못 내는 기업 42.5%…역대 최고

2024-10-25     이광표 기자
지난해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지난해 전기·가스업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차입금이 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부채비율은 122.3%로 지난 2021년(120.3%)보다 2%포인트(p)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31.3%로, 2021년(30.2%)보다 1.1%p 올랐다. 역시 지난 2015년(31.4%) 이후 최고치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5.1%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1년(17.0%)보다 1.9%p 줄었지만, 2010년 편제 시작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전체 매출 증가율은 2021년 18.1%에서 지난해 14.6%로 낮아졌다. 세부 업종별로는 수출 단가 상승과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석유정제·코크스(49.3%→66.6%) 매출액이 크게 늘었으며, 자동차(11.7%→14.9%)도 수출 증가 영향으로 매출 증가율이 높아졌다. 비제조업 매출은 전기가스업(13.7%→47.5%), 건설업(6.4%→13.7%) 등을 중심으로 15.4% 증가했다. 다만 1년 전(16.2%)보다는 증가율이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15.5%→15.5%)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중소기업(19.2%→14.4%)은 매출액 증가율이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나빠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4.5%)과 세전 순이익률(4.6%) 모두 지난 2021년(5.6%와 6.5%)보다 각각 1.1%p, 1.9%p 떨어졌다. 수익성이 나빠진 가운데, 이자율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21년 487.9%에서 지난해 348.6%로 악화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수 비중도 2021년 40.5%에서 지난해 42.3%로 높아졌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42.3%)은 통계편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팀장은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