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태광그룹 또 사법리스크…“이호진 前 회장 관여한 바 없다”
경찰, 배임·횡령 의혹 관련 이 前 회장 자택 압수수색 태광 “前 경영진 전횡·비위가 前 회장 배임·횡령으로 둔갑” 광복절특사 이 前 회장 복권 2개월 만에 사법리스크 직면
2024-10-25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태광그룹이 또 다시 사법리스크에 직면했다. 경찰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배임·횡령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태광그룹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횡령·배임 의혹 관련 사건과 이호진 전 회장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태광그룹은 입장문에서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 발생한 시기에 이 전 회장은 수감 중이었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으며, 일상적 경영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태광그룹 임원의 허위 급여 지급·환수를 통한 비자금 조성 △태광CC의 골프연습장 공사비 8억6000만원 대납 △계열사 법인카드 8094만원 사적 사용 등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련 의혹에 대해 전날 이호진 전 회장 자택과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태광C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은 지난 8월초부터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그룹 내 부동산 관리 및 건설·레저(골프장) 사업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 티시스의 내부 비위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영협의회는 이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지난 8월 24일 김기유 티시스 대표이사를 해임했으며, 이후 감사 대상을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동안 그룹 경영을 맡았던 전 경영진이 저지른 비위 행위였다는 것이 감사 결과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 태광그룹의 주장이다. 태광그룹은 “이번 의혹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날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내부 감사를 더욱 철저히 진행해서 전임 경영진의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내부 감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전 경영진의 전횡과 비위 행위가 전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으로 둔갑해 경찰에 제보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태광그룹은 사법리스크에 다시 휩싸이게 됐다. 이 전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섬유제품 규모를 조작하는 무자료 거래로 421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9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8년부터 3년간 구속돼 2021년 10월 만기 출소됐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12월 오는 2032년까지 제조, 금융, 서비스 부문에 대한 약 12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