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실전 경제철학자의 신경영 30주년 컬렉션 『이건희의 말』 증보판
- 일본에서도 라이선스로 출간된 유일한 책 - 미술과 애견행보 등 더욱 풍성해진 증보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스타북스가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30주년과 안내견 학교 30주년, 서거 3주년을 기념해 ‘이건희의 말’ 증보판(양장본)을 출간했다.
회장에 취임하고 10조에서 400조로 끌어올린 비결은 무엇인가?
제2 창업의 ‘신경영 선언’으로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신화
“저는 이 회장을 만나 몇 년 동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소개할 영광을 가졌습니다. 모든 만남에서 그는 한미 동맹, 그리고 국제사회 속 한국의 역할에 대해 진정한 비전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뛰어난 기업가이자 통찰력 있는 리더였습니다” _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다시 주목받는 이건희 컬렉션과 애견행보의 안내견학교 30주년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3주기와 신경영 선포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오너일가와 사장단 일부만 추도식에 참석했던 것에서 벗어나 올해는 학술대회와 음악회로 선대회장의 공식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이건희 회장의 애견행보는 순종 진돗개의 세계화에 앞장서며, 진돗개 순종 보존,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애견문화의 전파와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식용 금지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건희 컬렉션’은 이건희 회장이 개인 소장하던 미술품 컬렉션으로, 삼성 일가가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를 합친 미술품 2만3000점을 일컫는다.
단순 규모만으로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문화재와 미술품의 국가기증 사례로 기록된다.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은 미술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큰 가치를 지닌 만큼 컬렉션의 면모와 기증 전시 면에서 대한민국 미술계에 전례 없는 여파를 불러일으키며 ‘세기의 기증’이라 불린다.
세계1등 기업,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신경영의 시발점 ‘후쿠다 보고서’
삼성의 기업경영은 1993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93년 삼성전자에 재직 중이던 사십대의 일본인 디자이너가 작성한 ‘후쿠다 보고서’가 이건희 회장을 자극해 신경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보고서를 읽어본 이건희 회장은 이류에 안주하는 임원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그는 프랑크푸르트에 200여 명의 임원을 모아놓고 2주일 동안이나 토론하며 “15년 전부터 위기를 느껴왔다. 지금은 잘 해보자고 할 때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 서 있는 때다.
우리 제품은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멀었다. 2등 정신을 버려야 한다”고 위기와 변화를 외쳤다. 이렇게 ‘후쿠다 보고서’가 삼성의 혁신을 촉발했고, 초인류 기업으로 가는 시발점이 됐다.
초일류를 목표로 한 경영철학, 세상은 그가 생각하고 예상한 대로 움직였다
이건희 회장은 늘 미래를 말했다. 그것도 1년, 2년 후가 아니라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말하곤 했다. 1987년 삼성 회장에 취임할 무렵의 진공관 텔레비전 시절에 반도체를 이야기했고, 휴대전화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곧 휴대전화는 1인당 1대 소유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를 선점하자고 말했다.
또 아날로그 시대에는 결코 100년 기술의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지만 디지털로는 앞서간다는 말을 해서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두 그가 말한 대로 됐다.
디지털 시대의 중심에 있는 21세기를 이끈 인물로서 이건희 회장은 스티브 잡스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이는 변화와 개혁을 준비해 시장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두 사람의 생각과 말이 거의 궤(軌)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에게는 스티브 잡스도 가지지 못한 장점이 하나 더 있다. 그는 경영자들이 갖춰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을 제시했는데, 이것을 본인이 실천한 점이다. 그는 평생 삼성 회장으로 봉직하면서 실제로 ‘알고[知], 행하고[行], 사람을 쓰고[用], 가르치고[訓], 평가[評]’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건희의 말과 생각과 행동에는 천둥번개의 울림이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타계한 이후 그의 공적을 기리고, 그의 생애를 추모하고, 그의 경영능력을 재평가하는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굳이 이건희 회장의 어록(語錄)과 자서전, 에세이집 등을 뒤져 이것을 ‘이건희의 말’이라는 제목으로 펴내는 이유가 있다. 삼성의 모든 경영전략, 개혁과 도전, 발전계획의 바탕에는 이건희의 말이 ‘씨’가 됐고 ‘열매’가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