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탈중국은 현실적 어려움…中과 실리적 협력도 필요
국내 배터리 3사도 중국 기업과 합작 많아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FEOC(해외 우려 집단) 선정이 다가오면서 배터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가 중국을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워낙 큰 영향력으로 인해 완벽한 '탈중국'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IRA FEOC 지침과 관련해 대상 국가와 기업의 선정 기준을 선정하고 있다. FEOC는 거래 불가 정부·기업 조건 등을 담은 것으로, 리스트에 포함될 경우 IRA 세액 공제를 비롯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은 자국에서 세액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전기차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국내 기업이 IRA 혜택을 받으려면 FEOC에 포함된 국가나 기업과 거래를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도 중국의 FEOC 포함 여부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을 FEOC에 포함시킬지 고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IRA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세부 지침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만약 미국 정부가 FEOC에 중국을 포함할 경우 중국산 광물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거나 합작사를 설립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소재·셀 등 2차 전지 업체에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중국과 합작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SK온·에코프로머티리얼즈은 거린메이와 각각 합작사를 설립하고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도 중국의 CNGR과 2차 전지용 니켈。전구체 생산에 협력하는 합작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배터리 업계의 중국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지난해 코발트와 망간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75.8%, 99.2%에 달했다. 리튬의 중국 의존도도 81.7%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만약 FEOC에서 중국이 완전히 배제되면 국내 기업이 공급망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새만금과 포항 등에서 추진되는 전구체 합작사는 사업을 철회하거나 다른 파트너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국제법 전문가들은 FEOC에 중국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지난 11일 열린 미국 IRA 대응 세미나에서 구자민 커빙턴 변호사는 "FEOC는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중국 또는 중국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만일 이대로 적용을 한다면 친환경차 세액 공제 혜택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다"며 "올해 안에 발표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