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 ‘손바뀜’ 급감…회전율 연중 최저
중동 분쟁·대외적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 냉각
2024-10-29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증시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 시장의 손바뀜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회전율은 0.66%로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달(0.87%)과 비교하면 24% 낮은 수치다. 회전율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가 활발해 손바뀜이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올해 1월 하루 평균 0.70% 수준이었던 전체 시장의 회전율은 이차전지 투자붐이 일어났던 지난 7월 1.34%까지 상승했으나 이달에는 0.66%로 주저앉았다. 시장별로 보면 이달 코스피 일평균 회전율은 0.44%로 지난달(0.46%) 대비 4%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1.74%로 지난달(2.77%) 대비 37% 급감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거래가 부진했다는 의미를 가진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돼 회전율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차전지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이차전지 주가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더 많이 감소했다”며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수요 등에 대한 목표치를 낮추자 판매량이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감 등에 이차전지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27일까지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달(10조7000억원) 대비 37%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4000억원으로 지난달(8조3000억원) 대비 1% 증가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각각 29%, 19% 하락한 가운데 이달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총 5820억원으로 지난 달(8750억원) 대비 33%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전체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15조2000억원)도 지난달(19조원) 대비 20% 감소했다. 이에 직전 통계 집계일인 25일 기준 전체 시장의 투자자예탁금은 46조5000억원으로 지난달 27일(49조9000억원) 대비 3조원 넘게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유망 종목으로 반도체주를 꼽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현 레벨에서 바닥을 다지는 국면을 보이며 추가로 급락하기보다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수출이 뒷받침되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업종이 4분기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차전지의 경우 급격한 가격 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나 채권 금리가 안정돼야 반등할 수 있고, 실적도 좋지 않았기에 등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까지도 이차전지보다 반도체를 더 선호주로 본다”고 말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한 것이 확인이 된 데다 다음 달 들어 배당을 목적으로 유입되는 기관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할 것으로 예상돼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보이나, 코스닥은 이차전지의 영향이 커서 불확실하다"며 "당분간 코스피가 우위를 보이는 구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