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일본 고령자 정책, 우리가 참조해야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2024-10-29     기고

매일일보 = 기고  |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가장 빠르게 고령층이 급증하고 있는 국가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흐름은 우리 미래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국가 존립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의 각종 정책 중 고령자를 위한 각종 정책이 활성화되고 있고 또한 고령자층 증가로 인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늘고 있다. 문제는 규제를 강화하면 고령자의 취업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최근 고령운전자의 사망사고가 늘면서 적성검사 강화, 치매검사 의무화, 안전교육 등 강화된 운전면허 허용 기준을 만들고 있으나 잘못하면 고령자의 취업 대상 중 하나인 고령자 택시 운전 등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물론 안전이 전제되지 않은 운전은 누구도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건 당연지사다. 이와 관련 우리의 고령자 정책 중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국가는 역시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고령자층이 높아 사회 각 분야에 걸쳐서 각종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가 최근 정상화되고 활성화되고 있는 부분은 좋은 징조라 할 수 있고 서로 간의 장점을 배우면서 미래를 지향한다는 점은 더 긍정적이다. 일본 곳곳에 숨어있는 기능 중 여러 가게를 보면 바닥의 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걷다가 둔 턱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경사지게 하고 아예 평지형태로 구조적 특성을 구축한다. 가게 표지판이나 광고판도 큰 글씨로 꼭 필요한 내용만 적어서 고령자를 배려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현금 출납기에는 큰 글씨로 보이스피싱 등의 주의사항이 적혀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자동차도 계기반의 글씨를 키우고 교통 표지판 역시 큰 글씨로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형태가 많다. 고령 운전자는 일반 운전자에 비하여 느리고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이를 고려한 운전을 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 일본을 다니다 보면 고령자라는 특성을 고려한 각종 시스템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국민 시각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모습은 우리도 참고해야 할 여유와 시스템이 아닌가 판단된다. 물론 일본은 우리와 같은 디지털 문화 도입이 느린 관계로 아날로그식의 시스템이 아직도 많은 국가다. 답답하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도 항상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령자나 장애인에 대한 모습이나 제도와 정책, 사회적 시스템을 보면 우리가 꼭 참고해야 한다. 해외 각국의 시스템을 참고하는 필자에게는 일본은 다른 국가 대비 가장 참고할 만한, 훌륭한 사례가 가장 많은 국가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참고는 될망정 우리와 문화적 차이가 커서 직접적인 참고도 어렵고 결국 선진국 중 일본이 가장 많은 사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 당장 일본의 도로를 보면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심야에도 눈에 또렷하게 보이는 도로의 도색을 보면서 우리 도로는 왜 이렇게 새롭게 도색한 경우가 잘 안보이는지 아쉬운 마음이다. 우리가 하나하나 개선하고 배워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