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진드기 습격’… 쯔쯔가무시, 호흡부전·뇌수막염 합병증 주의
치료 적기 놓칠 경우 치명적 합병증 발생 가능성 커져 발열·발진 시 10일 이내 의료기관 방문해 치료 받아야 긴 소매 옷 입기 등 예방수칙 준수 권고
2024-10-30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실외활동이 늘어나자 털진드기 유충에게 물려서 발생하는 ‘쯔쯔가무시’ 발병률이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질병으로,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털진드기가 40주부터 42주차(9월 말~10월 초)에 증가하기 시작했고, 환자는 43주부터 시작해 47주차(10월말)까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쯔쯔가무시증은 물린 자리에 가피(검은 딱지)가 생기는 특징이 있다. 주요 증상으로 발열, 근육통, 반점상 발진, 림프절종대 등이 나타난다. 국내에 쯔쯔가무시균을 매개하는 털진드기는 총 8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감시 결과 주로 남부와 일부 북부에서는 활순털진드기가, 중부 및 서부 지역에서는 대잎털진드기가 대표적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기준으로는 쯔쯔가무시증 주요 매개체인 털진드기의 트랩지수가 0.91로 평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쯔쯔가무시엔 치료제가 있긴 하지만 가능하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질병청은 “쯔쯔가무시균 감염 초기에는 항생제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기에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며, 야외활동 후 진드기에 물린 자국(가피)이 관찰되거나, 10일 이내 발열·발진 등 증상이 나타나면 쯔쯔가무시증을 의심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당 질병의 잠복기는 6~21일까지 다양하지만 보통 10~12일 정도다.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발한, 두통, 결막충혈, 림프절 종대(커진 상태, 비대)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이 시작되고 1주일 정도 지나면 암적색의 반점상 구진이 몸통에서 나타나 사지로 퍼져 나가며 수일 내에 사라진다. 감염자의 대부분은 피부에 특징적인 가피(딱지)가 생긴다. 구역,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계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쳤을 때다. 서울대병원 측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일 내에 증상이 빠르게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약 2주 동안 발열이 지속된다”고 전했다. 방치할 경우 합병증으로 이어지는데 뇌수막염, 난청, 이명이 동반될 수 있다. 호흡부전, 신부전, 의식 저하, 패혈성 쇼크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사망률은 지역이나 나이, 면역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1~60%로 다양하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쯔쯔가무시병의 치료 기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기간은 7일이다. 이때 사용되는 약제는 테트라사이클린, 독시사이클린이 대표적이다. 용량은 100mg씩 하루 두 번 투여하는 경우와 증상에 따라 200mg을 한 번 투여하고 이후 100mg씩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 본 약제는 치료 효과가 빠른 편이므로 항생제 투여 후 48시간 이내에 열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아가 복용할 경우 영구적 치아변색이나 법랑질 형성 이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12세 미만의 소아와 임부, 수유부는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쯔쯔가무시에 유효한 예방 백신은 없으며, 병을 앓고 난 후에도 재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 자녀와 임산부는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행히 사람간 접촉으로 전염이 되지 않아 격리는 따로 필요없다. 질병관리청 측은 “추수기 및 가을 단풍철에 털진드기와의 접촉 확률이 높아질 수 있음에 따라, 쯔쯔가무시증 예방을 위해 위험환경 노출을 최소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대병원은 “쯔쯔가무시병 유행지역 및 유행기에 야외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진드기 유충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화학약품을 옷에 바르거나 노출된 피부에 진드기 방충제를 발라 감염을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