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옥죄기에 인뱅 주담대도 증가세 둔화
8월 카뱅 주담대 증가, 6월比 3분의 1 수준
2024-10-30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금융당국의 대출영업 옥죄기에 올해 3분기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실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9월 말 기준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약 24조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 잔액 23조3829억원보다 7125억원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지난 2월(3086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월간 증가 폭은 1월 606억원에서 6월 1조7505억원까지 확대됐다가 7월(1조2909억원) 이후 8월(1조762억원), 9월(7125억원) 모두 전월보다 축소됐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카카오뱅크의 9월 말 주담대 잔액은 19조8673억원으로, 8월 말 19조3174억원보다 549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이 8월(8667억원)보다 축소됐고 6월(1조4818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케이뱅크 역시 주담대 잔액이 9월 한 달 새 1516억원 증가했다. 이는 월간 증가 폭이 가장 컸던 4월(324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 5일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의 9월 말 주담대 잔액은 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 한 달 취급액이 110억원인 셈이다. 인터넷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폭이 주춤한 것은 은행들이 금융당국 눈치에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현장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되는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며 “이런 것도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기조에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25일 50년 주담대 상품에 연령 조건을 신설하고, 같은 달 30일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대출 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당국 행정지도에 따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주담대 증가세도 이에 따라 상당 부분 조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