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능선 넘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빠르면 내년 1분기 가능할 듯
아시아나 PMI 따를 전망…산은 주도 경평위, 이행 여부 점검 양대 항공사 산하 유사 업무 담당 자회사 간 합병 진행 예상
2024-11-02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본부 매각 안건을 처리함에 따라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M&A) 일정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내년 초 인수 작업을 마치고 본격 통합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화물본부 매각을 의결했다. 유럽 연합(EU) 집행위원회가 '통합 대한항공' 출범 시 인천-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역내 4개국 여객·화물 노선 시장 내 경쟁 제한성을 의미하는 독과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걸림돌이 사라짐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초읽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디까지나 EU 집행위(EC)와 미국 연방 법무부(DOJ),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의 승인을 얻기 전까지의 단계에 한정된다. 대한항공은 내년 상반기 중 3개국 정부의 긍정적 입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1년 6개월~2년 내로 흡수해 '통합 대한항공' 체제로 거듭난다. 당초 완전 흡수 합병은 2024년으로 예상됐지만 국내외 경쟁 당국의 심사 일정이 미뤄진 탓에 2년 뒤인 2026년까지 내다봐야 한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KAL 빌딩에서 이사회를 열어 M&A 관련 사안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무 지원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M&A가 성사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문을 매각하되, 대한항공이 관련 부서 구성원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을 하도록 지원하는 방침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본부 매각 동의 결론을 내자 자사 이사회 결정 내용을 공개하고, 곧바로 EC에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직원 고용 유지·지배 구조 내용 등을 담은 '인수 후 통합 전략(PMI)'에 입각해 움직이게 된다. 한국산업은행과 체결한 약정에 의거,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를 통해 향후 PMI가 충실히 이행되는지를 점검받게 된다. 대한항공은 PMI를 이행해 △여객·화물 사업 중복 노선·스케줄 효율화 △연결편 강화 활용 △신규 노선 선택 기회·소비자 편익↑ △비용 절감에 따른 통합 시너지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 정보기술(IT)·항공안전훈련 체계와 조직 통합이 필수적이다.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시스템 '아마데우스'와 화물 시스템 IBS를 사용하고 있어 의외로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A 승인은 양대 항공사의 나머지 자회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SI 통합·IT 아웃소싱·네트워크 통합·컨설팅·솔루션을 주 업으로 삼는 상장 회사인 아시아나IDT는 비상장회사 한진정보통신과의 통합이 점쳐진다. 또한 지상 조업사 한국공항과 아시아나에어포트 역시 한 몸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