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나부터 반성"…준법 경영 감시기구 등 대책 마련

경영진, 공동체 경영회의…'최고 비상 경영 단계' 진단 문제점 점검·해결 방안 논의…내부 통제 강화키로

2024-10-30     이태민 기자
김범수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최근 핵심 경영진에 대한 사법리스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카카오가 준법감시기구를 도입하는 등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30일 오전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비롯한 20여명의 주요 계열사 CEO들과 공동체 경영회의를 갖고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 센터장은 이 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논란과 관련해 반성하고 준법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카오 경영진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 직면한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카카오의 경영 체계 개선점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계열사 곳곳에서 사법리스크 발생 원인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준법 감시를 위해 향후 외부 통제까지 받아들이는 방안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신사업이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경우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한 외부 평가를 받는 방안도 포함됐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각 공동체의 준법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구를 마련,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로 했다. 카카오는 최근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재정비하는 등 경영 체제 재편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CEO들이 각사를 스타트업처럼 독립적으로 경영하도록 맡긴 이른바 '자율경영'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반영, 보다 강도 높은 개혁을 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준법감시기구의 구체적인 형태나 운영 방식, 역할 등에 대한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카카오는 매주 월요일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고 준법감시기구 운영 및 개혁 방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23일 김 센터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16시간 동안 벌인 데 이어 홍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다시 소환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센터장을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들은 지난 2월 벌어진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인위적으로 시세조종을 계획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막기 위해 주가를 조작,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