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포위 수위 높여…레바논·이란 등 확전 우려도
가자지구 내 사망자 8000명 넘어 북부 '가자시티' 포위하려는 듯 이란 "시온주의 정권, '레드라인' 넘어"
2023-10-30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 착수 사흘째되는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장악하고 포위 작전에 들어가는 등 작전 강도를 계속해서 높이며 국제 사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8000명을 넘어 향후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대원들과 치열히 교전하면서 지상군 작전을 확대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밤사이 가자지구 진입 병력을 늘렸다"며 "우리 군은 가자지구에서 점차 지상 활동과 작전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 북부에서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계획에 따라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마스 무장대원 수십 명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전차(탱크)가 포격을 가하고 병사들과 함께 진격하는 영상과 사진 등을 공개했다. 또 전투기를 동원, 하마스의 지휘소·관측소·대전차미사일 발사대 등 표적 450여곳을 공습했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도 "현재 우리 전투원들이 가자지구 서북부에서 침략군을 맞아 기관총과 대전차 무기로 격전을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중심 도시로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가자시티(Gaza City)를 포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확대하면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 등의 인명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까지 어린이 3324명을 포함해 800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보건부가 전날 오전에 집계한 누적 사망자는 7703명이었다.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매우 긴급하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재차 강조, 대규모 작전을 앞두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지금까지 가자지구 주민 약 230만명 중 140만명 이상이 피란을 떠났으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등에도 폭격을 가하면서 이동이 어려워진 수십만 명이 아직 북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란민들이 몰려든 병원들도 이스라엘의 공습 대상이 되면서 인명피해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병원 지하에 비밀 지휘소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전 세계가 인도주의적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상황은 시시각각 더 절박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인도적 전투 중단 대신 군사작전을 강화한 것은 유감"이라고 우려했다. 가자지구 지상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전쟁이 레바논 등 주변 지역으로 확전할 위험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하마스는 레바논 내 자파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의 접경 도시인 나하리야를 향해 미사일 16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내 표적 여러 곳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로켓·박격포 등으로 공격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배후로 꼽히는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온주의(유대민족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것이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혀 확전 우려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