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 이어 '예산안'으로 맞붙는다…'R&D 예산' 복원 비율 주목

다음 달 국회 예산 심사…野, 전면전 예고 與, 일부 예산 복원…"정부·야당과 협의"

2023-10-30     염재인 기자
추경호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다음 달 국회 예산 심사를 앞둔 여야가 국정감사에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도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여당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전재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재정 확대 등을 통한 정부의 역할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의 경우 여당도 증액에 공감하는 만큼 복원 비율이 여야 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상반된 재정 정책 기조를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건전재정 정책 기조에 반발하면서 향후 국회로 넘어올 예산안에 대해 이른바 '송곳 검증'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및 향후 대응 방안 기자간담회'에서 "바로잡겠다. 민주당의 예산 심사 원칙은 국민과 민생"이라며 "무능한 정부를 대신해 국민을 지키고,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챙기는 예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야당은 전례 없이 대폭 삭감된 R&D 예산을 비롯해 주요 항목에 대해 원상 복구한다는 방침이다. 홍 원내대표는 "미래를 책임지는 R&D 예산은 정상화해야 한다"며 "인구구조 변화와 기후환경 관련 예산, 청년 관련 예산은 증액이 필요하다.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지역 상품권, 새만금 관련 예산, 정책 금융 예산은 추가 확보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여당은 이튿날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예산안 등 야당 공세가 예상되는 사안에 대한 대비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소수 여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의원님들이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준비하고 정치공세, 가짜뉴스에 대해선 팩트로 대응해 주셔야 한다"며 "각 상임위 심사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대응해 주시고 법정기한 내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야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각각 건전재정과 확정 재정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만큼 예산 심사 과정은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 여야는 국감 과정에서도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입장차를 보인 바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방만한 예산 운영을 현 정부에서 정상화한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반대로 야당은 윤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 자체가 낙제점이라며 대립했다. 다만 총선에 직면한 여당이 일부 증액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여야 간 조율의 여지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정부 예산안에서 대폭 삭감된 R&D 예산과 관련해 여당은 일부 복원을 검토 중이다. 당초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31조778억원) 대비 16.6% 삭감된 25조9152억원으로 편성했다. 이후 야당 반발에 이어, 과학기술·중소기업계 등 여론까지 악화되자 예산 복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지난 24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R&D 사업 예산에 대해 "여야 간 협의를 통해 정부 동의를 얻어서 필요한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 당도 뒤처지지는 않겠다"며 "꼭 필요한 예산을 꼭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에 쓰도록 우리 당에서도 최선을 다해 정부 그리고 야당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정부와 여당이 R&D 예산을 일부 복구하기로 했지만, 이전 정부에서 5년간 비정상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는 기조가 강해 야당이 주장하는 원상 복구는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복구 비율을 놓고 여야 간 '예산 줄다리기'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