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R&D 예산 삭감 비판에 "고용불안 등 우려 보완책 마련하겠다"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질적 개선 위해 구조조정"

2023-10-31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최근 국가 재정 연구개발(R&D)의 지출 조정 과정에서 제기되는 고용불안 등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심하고 꼼꼼하게 챙기고 보완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내년도 R&D 관련 예산 삭감이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R&D 예산은 2019년부터 3년간 20조원 수준에서 30조원까지 양적으로는 대폭 증가했지만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질적인 개선과 지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가 R&D 예산은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 개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써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국가 R&D 예산은 25조 9000억원으로 편성돼 올해 31조 1000억원보다 5조 2000억원(16.6%) 삭감됐다. 정부는 예산 삭감의 이유로 과학기술 분야의 '나눠 먹기식 연구비'와 '카르텔'을 꼽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R&D 예산 삭감에 대해 "가족들이 배가 고파 영양실조에 걸렸는데 형편이 어렵다고 밥을 굶기는 것과 같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야당의 반발에 대해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위해 불가피한 예산 삭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에는 첨단 AI 디지털, 바이오, 양자,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에 대한 R&D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며 "원천 기술 및 차세대 기술 경쟁을 선도하는 데 필요한 우리 인재들의 글로벌 공동 연구에도 지원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원천 기술, 차세대 기술, 최첨단 선도 분야에 대한 국가 재정 R&D는 앞으로도 계속 발굴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끌겠다"며 "아울러 중소기업들이 자금 여력 부족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기술 개발 분야와 인공지능, 머신러닝, 자율주행 등의 딥테크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R&D 예산은 향후 계속 지원 분야를 발굴해 지원 규모를 늘릴 것"이라며 "일단 이번에 지출 구조조정을 해서 마련된  3조 4000억원은 약 300만 명의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데 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이 차질 없이 집행돼 민생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정부는 예산 국회에서 요청하는 관련 자료와 설명을 성실하게 제공하고 예산 심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