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전 동의 안해" 지지 표현에…이스라엘, 가자에 병력 추가 투입
30일 안보리 긴급회의서 '휴전 결의안' 채택 불발 이스라엘, '전쟁 2단계' 선언하며 본격 지상전 돌입
2023-10-3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을 요청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이 '휴전 반대'를 천명함에 따라 이스라엘이 오히려 지상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민간인 피해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휴전이 올바른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 단계에서 휴전은 오직 하마스를 이롭게 할 뿐"라고 말했다. 또 커비 조정관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은 지상전 전개와 더불어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전시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휴전은 하마스와 테러에 항복하는 것"이라고 휴전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10월 7일 끔찍한 공격을 당했다"며 "인질 석방을 위해 필요한 건 휴전이 아닌 압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이스라엘은 지난 27일 하마스와의 '전쟁 2단계'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지상전을 펼쳐나가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장갑차와 보병을 동원해 가자지구 최대 도시이자 하마스의 핵심 자원이 집중된 가자시티를 에워싸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가자지구 시민들의 고통 심화와 중동지역으로의 확전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가 '일시 휴전'을 요청했음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이라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제연합(UN)은 "민간인 사상자 숫자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다"며 거듭해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9일 푸슈파 카말 다할 네팔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든 당사자는 국제인도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또 유엔 총회는 지난 27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20표, 반대 14표로 채택했다. 그러나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는 결의안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기에 실효성에는 의문이 있다는 평가다. 미국과 한국 등 14개국은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이 하마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치라며, 하마스의 책임에 대해 명시하지 않은 결의안 채택은 불가하다는 입장에서 반대표를 행사했다. 안보리는 25일과 30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관련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미국과 러시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채택이 연이어 무산됐다. 한편 유니세프는 현재 가자지구가 식수가 바닥나며 재앙 직전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총재는 30일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200만 명이 식수 고갈이라는 재난에 처해있다"고 인도주의적 휴전 결의안 채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