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수 성장 한계…자생력 키우기 ‘방점’

잠재성장율 2% 하회…경제활동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 복합 해외진출도 한계있어…디지털 전환‧친환경‧신사업 혁신 등 속도

2024-10-31     김민주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내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자, 지속가능 생존 전략 모색이 산업계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향후 자생력 확보 여부에 따라 기업 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올해와 2024년도 잠재성장률을 각 1.9%, 1.7%로 추정했다. 한국 잠재성장률이 2%를 하회하고, OECD의 2001년 이후 통계에서 주요 7개국(G7) 국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기술‧자본 등 모든 생산자원을 최대치로 활용했을 때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른 실질적 경제활동인구 감소, 주요 원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적 한계 등 다양한 문제들이 원인이 됐다. 노동력 감소를 상쇄할만한 자본투자나 생산성 혁신이 한계에 이르렀단 비관론도 등장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들은 자생력 확보에 방점을 찍고 디지털 전환,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 강화 등 전사 혁신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디지털 혁신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리뷰가 소비자 구매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AI 리뷰 큐레이팅’ 기술을 앞다퉈 발전시키고 있다. 알고리즘을 활용한 개인별 취향 맞춤형 제안은 매출 증대에 직결되는 중요 기술로 꼽힌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3월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이하 대구 FC)를 구축했다. 대구FC엔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이 집약됐다.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획기적으로 낮추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고객을 위한 로켓배송 서비스 품질은 한층 끌어올린 ‘최첨단 미래형 물류센터’란 평이다. 편의점 업계는 완전 무인점포 형태의 AI 편의점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고객의 이동 동선과 구매 패턴을 빅테이터화 분석할 수 있단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식품업계도 스마트팩토리 도입, 푸드테크 실현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풀무원은 국내 식품기업 최초로 자사 공장과 협력 기업에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클러스터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다. 디지털 클러스터는 기존 개별 공장의 스마트화를 넘어 다수의 공장 간에 데이터와 네트워크 기반의 상호 연결을 통해 공장 운영을 최적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오랜 기간 쌓아온 식음 관련 연구 역량을 토대로 기존 주력 분야와 시너지를 꾀할 수 있는 건기식, 바이오 등 미래고부가가치 신수종 사업에도 진출도 늘리고 있다. 대상은 최근 석유계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신소재 ‘카다베린’을 개발하면서 화이트바이오 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아직 상업화 초기 단계이나 향후 카다베린이 석유계 소재를 완전히 대체한다면 잠재수요가 2026년 160만t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현재 해양 생분해 소재 PHA와 CJ바이오사이언스 중심의 레드 바이오 사업 등 미래 신수종사업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FNT 사업부문을 통해 Wellness 식품소재, 영양, 대체단백, 배양단백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소비력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인구 감소를 꼽을 수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표면적 전략이 해외사업 강화라고 볼 수 있다”면서 “글로벌 사업 역시 현지 규제, 메인 스트림 정통 강자와의 경쟁 등 100%의 해답이 될 수 없기에 결국 자체 물류, DX 가속화, 친환경 기술 확보 등 지속가능한 경영 능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