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제3지대 창당론 봇물…'선거제 개편'이 관건
신인규·양향자·금태섭 신당 등 창당 봇물 '병립형 회귀' 여부에 국회 진출 여부 갈려 전문가 "현행 유지 시 '1인 정당' 난립할 것"
2024-10-3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물결이 거세다. 기존 제3정당들도 '연대'를 통해 원내 입성을 노린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양당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회귀를 합의한다면 제3지대 정당들의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져, 총선 전 정치권의 지형 변동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범국민의힘 계열의 많은 인사들이 신당을 창당했거나 창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 시절 상근부대변인을 지냈던 신인규 변호사는 오는 1일 '민심동행'(가칭)의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을 준비한다. 양향자 의원은 '한국의희망'을 지난 8월 창당했으며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도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려 창당을 준비 중이다. '유승민·이준석 신당'과 '윤석열 신당' 가능성도 계속해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언론을 통해 국민의힘 변화를 지켜보고 12월 말 창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윤 대통령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주도 하에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도 정치권에 계속해 무성하다. 다만 '윤석열 신당'의 경우 김 위원장이 "저 어디 안 간다"며 가능성을 일축한 상황이다. 범더불어민주당 계열의 신당은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이 공천 직전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과 '유쾌한 결별'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재명 대표가 통합을 강조함에 따라 현재로써는 신당 출범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지지율 급락으로 위기를 겪는 정의당의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이정미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을 꾸리겠다고 밝혔으며 '이준석 신당'을 포함한 제3지대 정치 세력과의 폭 넓은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러한 이 대표의 결정은 지난 7월 정의당을 탈당한 천호선계(참여계)가 '사회민주당'을 연말 창당할 계획이고,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세번째 권력'이라는 정파를 꾸려 독자 노선을 천명한 가운데 원내 진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제3지대 정당들의 운명은 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존폐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도입된 준연동형은 비례 의석 일부를 정당 득표율에 연동 배분해 지역구 조직력은 약하지만, 의제 중심으로 약진할 수 있는 군소정당에 유리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꼼수 위성 정당' 출현의 폐해를 지적하며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어 선거제 개편 논의에 따라 제3지대 정당들의 국회 진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반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남고 위성 정당은 금지되는 '연동형 내실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위성 정당 난립이 가능한 현행 연동형 비례제보다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회귀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또 현행 연동형 비례제가 유지된다면 더욱 많은 창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전 부원장은 "(현행 유지 시) 범민주당 유권자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친민주당 성향'의 파워 유튜버들이 주도하는 '1인 정당'이 난립할 가능성이 크다"며 "열린민주당보다 훨씬 더 파편화된 정당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