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하한가 행진… 키움證 미수금 눈덩이
영풍제지 나흘째 하한가… “키움증권 손실 규모 커질 것” 키움 “모니터링 강화·인력 확충해 투자자보호 나서겠다”
2023-10-31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영풍제지가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미수금 규모가 큰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도 불어나고 있다. 키움증권은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투자자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전 거래일보다 3490원(29.93%) 내린 8170원을 기록했다. 거래재재된 26일부터 현재까지 나흘 연속 하한가다. 주가는 거래 정지 직전(3만3900원) 보다 76% 넘게 하락한 상태다. 영풍제지는 시세조종 의혹을 받아온 종목으로 올해 들어 700% 넘게 급등한 뒤 지난 18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일당을 조사·수사하고 있다. 이에 영풍제지 미수금이 대규모로 발생한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한가 기록 횟수가 늘수록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도 커질 것”이라며 “복수 거래일 간 연속 하한가가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는 2117억원, 5거래일 연속이면 약 35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29일 영풍제지 주가 1만2300원을 고려해 하한가 3회 안에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키움증권의 회수가능액은 최대 1978억원이고 손실액은 최대 2965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이 약 4934억원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키움증권이 다른 증권사보다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낮게 유지한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초부터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의 증거금을 100%로 상향 설정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가 하한가 사태가 터진 이후인 지난 19일에서야 100%로 조정했다. 증거금률은 증권사 내부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하면 해당 종목은 현금으로만 매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에서 상환 기간을 넘긴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해 반대매매 조치에 나서도 매도가 이뤄지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하면서 조기 진화에 나설 방침이다. 키움증권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더욱 강화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업무 프로세스 개선, 조직개편 및 전문인력 확충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모든 사항을 철저히 재점검하여 보다 촘촘하게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영풍제지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금융권에 담보로 잡힌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주식도 반대매매로 출회될 예정이다. 대양금속은 30일 장 마감 뒤 영풍제지 주식 1479만1667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뒤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지분은 45%에서 13.18%로 줄어든다. 대양금속 측은 “본 건은 주식 담보계약에 의한 담보권실행으로 인한 처분”이라며 “처분주식 수는 수량이 결정되지 않아 변동될 수 있으며 담보계약상 질권주식 총수를 기재했고 담보권 실행 후 상환이 완료되는 시점에 정정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풍제지의 시세 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피의자 4명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됐다. 23일에는 영풍제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다수의 계좌를 동원해 매일 조금씩 주가를 올리는 방법으로 11개월 동안 주가를 12배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