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폭락장 되풀이되나…투심 냉각에 거래대금 뚝뚝

2300선 무너진 코스피...10월에만 7% 넘게 하락 길어지는 약세장에 떠나는 개미들…예탁금도 급감

2024-10-31     이광표 기자
코스피와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코스피지수가 2300선이 무너지는 등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연말 산타랠리(크리스마스 전후로 연말과 연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투자자들은 길어지는 약세장에 짐을 싸기 시작했고, 외국인의 귀환도 요원하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늘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56포인트(1.41%) 하락한 2277.99에 거래를 마치며 2300선이 다시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달에만 7.59% 하락했다. 지난 26일(종가 2299.08)에는 하루에만 2% 넘는 하락률(-2.71%·64.09포인트)로 23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이미 지난달 낙폭(91.20포인트·2556.27→2465.07)은 훌쩍 뛰어 넘은 상태다. 지난달 900선을 밑으로 떨어진 코스닥지수도 이달 들어 800선까지 내줬고 이제는 700선 마저 안심할 수 있는 처지다. 이달에만 11%(92.53포인트·841.02→748.49) 하락하며 전월의 하락 폭(87.38포인트·928.40→841.02)을 뛰어 넘을 기세다. 이달 들어 양대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3분기 실적 시즌 효과가 무색해 상반기와는 분위기가 다른 상황이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내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향후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도 예상에 못 미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연내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되지만 거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조정될 수 있다”며 “투자심리가 냉각된 상황으로 실적 발표에 따른 개별 주식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산타랠리가 사라졌던 지난해와 같은 양상이 올해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1월 중순만 해도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바라보는 수준(11월 11일 종가 2483.16)이었지만 결국 2200선(12월 29일 종가 2236.40)에서 한 해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된 상황에서 각종 리스크 등이 부상하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영풍제지 주가 조작 의혹에 따른 시장 신뢰 하락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등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중동 위기 등으로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증시 떠받들던 동학개미들이 이탈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2153억원으로 지난 달(19조787억원) 보다 20.24% 감소했다. 또 이달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지난 27일 기준으로 44.67%다. 2차전지·초전도체 등 테마주 광풍이었던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의 거래 비중이 56.21%에 달했으나 석 달 만에 개인의 비중이 11.54%p나 줄어든 것이다. 증시로 유입되는 개인투자자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5일 기준 46조5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3월22일 연중 최저치(46조3326억원)에 근접했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27일(58조1991억원)에 비해 11조8665억원이 쪼그라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것은 테마주 장세가 잠잠해지고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악재에 따른 증시 부진 때문이다. 미국발 고금리와 중동 불안, 국제 유가 상승 등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증권가는 한동안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연말까지 지수가 계속해서 빠진다고 볼 수 없어 분할매수하며 버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어느 때보다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수가 계속해서 빠진다고 볼수도 없다. 그동안 시장을 압박했던 금리, 달러 등 여러 변수들도 상당 부분 극단적인 레벨까지 움직인 상황"이라며 "주식을 팔고 손실을 확정하기 보다 분할 매수를 통해 낙폭을 줄이고 잠시 버티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대형 우량주와 금융주에 관심이 필요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