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글로벌 AI산업 초격차… 소외되는 대한민국

韓 AI 산업 수준, 62개국 중 6위… "美中과 격차 매우 커" 韓보유 특허 수 세계 3위… 인프라 부족으로 성장 정체 우려 AI 업계 부족 인력 7841명… 해마다 2배 이상 상승

2023-11-01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인공지능(AI)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AI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AI 특허 수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는 등 기술 개발 측면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인재 부족과 규제·지원 정책 미흡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글로벌 AI 지수(영국 Tortoise Intelligence 분석)'를 바탕으로 국가별 AI 산업 수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AI 산업 수준은 62개국 중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항목은 인재, 인프라, 운영환경, 연구수준, 특허(개발), 정책(정부전략), 민간투자 등 총 7개 부문이다. 국내의 특허, 정책 부문은 우수한 편이나 운영환경, 인재, 연구수준 부문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국내는 순위상으로만 6위일 뿐, 선두권과의 격차는 매우 큰 상황이다. 현재 글로벌 AI 산업은 미국과 중국 두 국가가 주도권을 쥔 양강 체계로 굳어져 있다. 미국은 AI 전문인력 등 ‘인재’, 인터넷·모바일 등 인프라, 학술논문·R&D 등 연구수준, 특허 수 등 특허(개발)와 AI 기업 수·투자 규모 등 민간투자 부문에 이르기까지 총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실 2위인 중국마저도 미국과는 상당한 격차를 두고 뒤떨어져 있다. 1위인 미국을 100포인트 만점으로 본다면, 한국의 연구수준은 24.3포인트, 민간투자는 고작 8.3포인트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국내가 보유한 AI 특허 수는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은 편이다. 1위 미국이 100, 2위 중국이 80.6, 한국은 60.8으로 3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AI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는 의미다. 또 특허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국적별 초거대 AI 관련 누적 특허출원 수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기관별로 분석했을 때는 한국의 삼성이 1위로 IBM(2위), 구글(3위), 바이두(5위) 등 미국과 중국의 주요 기업들을 앞서고 있다. 다만 △만성적인 AI전문 인재 부족과 △다소 미흡한 규제·지원 정책 등이 우수한 국내 기술들을 썩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AI 국가전략과 투자계획을 의미하는 정책(정부전략) 부문에서 한국은 6위를 차지했다. 전체 점수는 91.9포인트로 상위국에도 필적한 수준이지만, 사실 앞서 2019년에는 31위를 기록하며 7개 부문 중 최저 순위를 차지한 바 있다. 데이터 관련 법률 수준 등 AI 산업 규제환경을 나타내는 운영환경 부문은 2019년에는 30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겨우 11위로 상승했다. 해당 순위 상승은 타국에 비해 산업 환경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해당 순위는 한국 정부가 2023년 잇따른 AI 육성전략을 발표함에 따라 대폭 상승한 것이다. 주요국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기에 정부 지원이 투입된 셈이다. 또 AI 산업 육성의 기반이 될 ‘AI 기본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AI기본법이란 AI의 개념을 규정해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용자들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다. 이미 미국은 지난 30일 이틀간 영국 정부가 주최하는 주요 7개국(G7) AI 안보 정상회의에서 첨단 AI시스템 개발 기업을 위한 행동강령을 채택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AI법을 통과시켜 2026년 시행을 예고한 상태다. 늘어나는 AI 수요에 비해 관련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AI 전문인력 수를 의미하는 인재 부문은 올해 12위를 기록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및 엔지니어 수는 20위를 차지해 특히 데이터분석 관련 인재가 부족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조사한 ‘2022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에서 부족한 AI 인력은 총 7841명이다. 앞서 2020년에는 1609명, 21년에는 3726명이 부족했는데, 해마다 2배 이상 인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기술력의 핵심은 곧 인재이므로 국내 인재 양성은 물론 비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해외 고급인재도 적극 영입해 인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