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장 역주행’ 2차전지주 투자자 곡소리
10월 포스코퓨처엠 34%·에코프로 31% 하락 전기차 판매 증가율 둔화… “선별 투자해야”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2일 2차전지주가 깜짝 반등했다. 2차전지주는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으로 두 자릿수 하락을 거듭했다. 긴 하락장이 이어진데다 경기침체 불안이 여전한 만큼 섣부른 베팅에는 유의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전장 대비 6.21% 오른 42만75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LG에너지솔루션은 3.71% 증가한 39만1500원, 삼성SDI는 5.99% 오른 45만1000원, 포스코퓨처엠은 11.13% 오른 25만950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71% 오른 64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에코프로비엠은 15.06% 상승한 21만7000원, 엘앤에프는 12.44% 오른 14만5500원에 거래됐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들 주가는 지난달에만 두 자릿수 하락을 거듭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0월 23.08% 하락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19.09%), 삼성SDI(-16.89%), 포스코퓨처엠(-34.21%), 에코프로(-31.18%), 에코프로비엠(-22.45%) 등도 일제히 내렸다.
이 같은 하락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을 4204억, 에코프로비엠을 2757억, 포스코홀딩스를 2674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모두 지난달 개인 순매수 상위 1,3,4위 종목이다. 삼성SDI와 포스코퓨처엠도 각각 2439억원, 231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달랐다. 지난달 외인들은 LG에너지솔루션을 5586억원어치 팔았고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5463억원, 3301억원 순매도했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 따라 테슬라 등 2차전지주로 대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다. 지난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영향으로 잠재 고객들의 수요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9월 이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둔화됨에 따라 2차전지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선별해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의 둔화가 감지됐는데 9월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21%로 누적 34% 대비 하락했다며”며 “이에 GM과 포드 등 주요 완성차들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면서 대응 중이다”고 말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이 실적발표에서 언급한 수요 둔화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며 “9월 유럽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급락했는데 독일은 23년, 24년 순차적으로 전기차 보조금 삭감할 예정이며, 23년 9월부터는 기업 대상 구매 인센티브를 제외해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은 22년 12월, 23년 8월 일시적으로 증가한 이후 성장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2차전지 주가 반등의 기대요소였던 실적발표가 하나둘 나오면서 기대감은 오히려 수요 둔화 우려의 현실화로 물들었다”며 “테슬라는 고금리 시장을 우려하며 보수적인 판매량 성장을 언급했고, GM은 수익성 유지를 위해 2024년 EV 생산 목표치를 철수하고 주요 EV 모델의 출시 시기를 연기한데다 포드는 배터리 JV 양산 일정을 미뤘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리튬가격 추이와 양극재 수주 모멘텀을 눈여겨봐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정적인 가이던스가 2차전지 업종 주가에 반영되며 조정기가 이어졌는데 특히, 리튬 가격의 안정화는 24년 상반기 내 양극재·배터리 업체의 수익성 회복 가시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업황 반등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수요 둔화에 덜 민감하여 상대적으로 실적 안정성이 높고,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업체에 주목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