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DDR5 시대'…삼성·SK 경쟁 불 붙는다
삼성전자, 올 4분기부터 DDR5 생산 늘릴 계획으로 전해져 SK하이닉스 DDR5 등 고부가 제품 투자 확대…"DDR5 이번 분기부터 물량 부족 판단" 10월 D램 고정 거래가격 전월比 15.4%↑…2021년 7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상승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DDR5와 같은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에 나섰다.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시작된 데다 D램 가격이 2년3개월 만에 반등하는 등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는 내년에는 세대교체가 이뤄져 DDR5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DR5 등 일부 메모리 제품의 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부터 DDR5 생산을 전면적으로 늘릴 계획으로 전해진다. 현재 화성에선 DDR4 등 범용 제품, 평택에선 DDR5 등 최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DDR5 생산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5월 12나노급 16Gb(기가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용량을 2배로 늘린 32Gb DDR5 개발을 성공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은 연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달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에서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3단 공정 전환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년 말까지는 1a와 1b 나노미터의 생산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한다는 설명이다.
DDR5는 HBM과 함께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 중 하나다. D램 표준 규격인 DDR은 데이터 입출력 통로가 하나였던 SDR(싱글)과 달리 입출력 통로가 2개로 속도가 두 배 빠르다.
현재 세계 D램 시장의 주력 상품은 DDR4 제품인데, DDR5 제품은 이것과 비교했을 때 데이터 용량 4배, 처리 속도 2배의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고성능 제품인 만큼 DDR4와 비교했을 때 가격면에서도 최대 40%까지 차이가 존재한다.
DDR5가 전체 D램 중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최근인 올해 1분기 정도까지도 크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챗GPT 이후 AI 관련 서비스 수요가 늘며 DDR5의 입지도 달라졌다.
지난달에는 D램 가격이 반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기준 D램 범용 제품 ‘DDR4 1Gx8 2133′ 고정 거래가격은 1.5달러로 직전월(1.3달러) 대비 15.4%나 높아진 것이다. 특히 해당 제품과 함께 DDR5 등 10개 종류 D램 가격도 전월 대비 10% 이상씩 올랐다.
D램 고정 거래가격의 상승은 지난 2021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고정 거래가격이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에 대량 납품할 때 적용하는 고정된 가격을 뜻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DDR5 제품 중에서도 서버용은 특히 고부가 가치"라며 "서버용 DDR5의 경우 신뢰성 등 조건이 더 까다롭고 일반 PC에 들어가는 제품과 달리 요구하는 조건에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업계에서는 DDR5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는 시기에 대해 대략적으로 내년이 돼야 할 것으로 보는 추세"며 "올해부터 DDR5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고 서버 쪽에서 DDR4의 비중이 많이 없어지는 시기를 내년쯤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