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전월세 계약 갱신 비중, 상반기보다 늘어

전셋값 상승, 입주량 감소하는 내년 예의주시 해야

2024-11-05     최재원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하반기 들어 서울아파트 전월세 재계약에서 계약갱신 청구권을 사용한 비중이 상반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갱신계약을 하며 종전 계약보다 전세보증금을 낮춘 감액갱신 비중은 줄고, 보증금을 올린 증액갱신의 비중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체결된 전월세 갱신계약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는 34.5%로 상반기(1∼6월) 32.8%보다 1.7%포인트(P) 늘었다. 전셋값이 높았던 지난해 상반기 평균 65.3%였던 갱신권 사용 비중은 이후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하며 지난해 하반기 53.2%, 올해 상반기에는 30%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갱신권은 2년 계약 만기 후 5% 이하의 상승률로 한 차례 재계약을 요청할 수 있는 세입자의 권리다.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굳이 갱신권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6월부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하반기 들어 갱신권 사용 비중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갱신권을 사용한 갱신계약의 비중을 구별로 보면 금천구가 상반기 10.5%에서 하반기 30.1%로 19.6%포인트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광진구가 30.4%에서 39.3%로 8.9%P, 서대문구가 28.3%에서 34.3%로 6.0%P 각각 증가했다. 고액 전세가 많은 송파구(27.5%→33.4%)와 서초구(31.3%→35.8%), 강남구(29.1%→31.9%) 등 강남 3구도 상반기 대비 하반기 갱신권 사용 비중이 각각 평균보다 컸다. 유형별로는 서울 전세의 갱신권 사용 비중이 상반기 36.0%에서 하반기 37.0%로 1.0%P 늘어난 데 비해,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는 26.4%에서 29.0%로 2.5%P 증가했다. 갱신권 사용 비중 자체는 전세가 크지만, 월세 증가폭이 더 큰 것은 금리 인상 이후 전월세전환율이 4% 중반까지 오르면서 임차인의 월세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 갱신계약에서 종전보다 보증금을 올려준 경우(증액갱신)도 많아졌다. 지난 6월 갱신계약의 보증금 증액갱신 비중은 39.2%였으나 올해 10월에는 48.8%로 9.6%P 커진 반면, 감액갱신 비중은 46.5%에서 39.7%로 6.8%P 작아졌다. 이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에도 지난 6월 18.8%였던 증액갱신 비중이 올해 10월에는 24.8%로 6.0%P 증가했다. 감액갱신 비중은 지난 6월 69.8%에서 10월에는 64.3%로 5.5%P 줄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이로 인해 역전세난 파장도 당초 우려에 비해 잦아들면서 증액 갱신 사례가 늘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 전세 불안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