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 3년 연속 5%대 기록…2011년 이후 처음
저소득층 식비 부담 가중
2024-11-0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가 5% 이상 급등하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를 웃돌고 있다.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에 소득이 적은 계층일수록 부담이 가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지년 5.1% 올랐다. 이는 특정 기간을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한 누계비 기준으로 조사한 것이다. 누계비 기준 올해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까지 5% 이상을 이어가다가 7∼9월 4.9%로 떨어졌지만, 지난달 재상승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9년 0.0%에서 2020년 4.4%로 올라간 뒤 2021년 5.9%, 지난해 5.9%를 나타냈다. 이대로라면 올해까지 3년 연속 5%를 넘어서게 된다. 이는 2009∼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는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공식품 등의 물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최근에는 이상기온까지 더해져 과일·채소류 등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인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 1∼10월 생강은 작년 동기 대비 97% 상승해 가장 크게 뛰었다. 당근(33.8%)·양파(21.5%) 등의 채소류와 드레싱(29.5%), 잼(23.9%), 치즈(23.1%) 등의 가공식품도 20% 넘게 상승했다. 과실 중에선 귤(18.3%), 사과(17.2%) 등이 높은 상승률을 드러냈다. 외식 등 음식서비스 물가는 더 큰 폭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10월 음식서비스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6.4% 올랐다. 피자(11.5%), 햄버거(9.6%), 김밥(8.9%), 라면(8.6%) 등이 많이 올랐다. 음식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먹거리 물가의 오름세는 저소득 계층에게 많은 부담을 가중시켰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25만8000원 수준이다. 이는 동기간 월평균 처분가능소득(87만9000원)의 29.4%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를 더해, 음식서비스(식사비)로 지출한 금액(13만1000원)까지 추가하면 1분위 가구는 식비로 월평균 39만원(44.4%)을 소비했다. 식비 지출이 처분가능소득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식비 비중은 소득 2분위 25.7%, 3분위 22.4%, 4분위 19.8%, 5분위 14.5% 등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많았다. 정부 당국은 이상기온으로 생육 시기가 지체된 데 따라 최근 농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기록했다며, 연말로 진입할수록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3일 배추 1포기당 소매 가격은 평균 3611원으로 3000원대로 내려왔다. 앞으로 정부는 배추·무 등 김장 재료에 대한 할인을 늘리고, 수입 과일과 식품 원료에 대해 할당관세를 도입하는 등 먹거리 물가 안정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한, 매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해 상시로 물가 대응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