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치권, '국민 생존' 위한 경쟁해야

2024-11-05     조현정 기자
조현정
여야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민생' 경쟁에 들어갔다. 수도권의 싸늘한 민심을 확인한 국민의힘은 '메가 서울' 정책을 던졌고, 더불어민주당은 '3% 성장률 회복'이라는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정작 국민은 시큰둥하다. 당장 치솟는 물가와 금리에는 기대할 만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데 정부는 '총력, 총력, 총력'만 되뇌고 있다. 이쯤 되면 우리 정치는 어떻게 해서든 국민을 사지로 내몰아 고통 속에 빠져 허우적대기를 바라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우선 국민의힘이 던진 '메가 서울'은 전형적으로 정치의 타락성을 보여준다. 수십년 전부터 국가 과제인 지방 공동화, 인구 감소, 저출산, 교통, 서비스 산업 발전의 담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은 오직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한 부의 창출 욕망을 부추기겠다는 정략적 의도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국가 미래는 뒷전이고 바로 앞의 정치적 이득만 좇는 모습이다. 물론 재건축‧재개발은 도시 개발에 있어 필연적이다. 그러나 이는 단지 자산의 축적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담론에서 진행돼야 하고,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얻은 이익은 주변 지역 주거 환경 개선 사업에 사용돼야 바람직하다. 또 주거 형태에 따른 주거 환경의 극단적 차이를 좁히는 재원으로 활용돼야 한다.  '메가 서울' 정책이 더 비판 받아야 하는 이유는 주거 문제가 결국 출산율과 교육, 복지 문제와 연결돼 있는 사실을 망각했다는 점이다. 주거 환경은 결국 비용과 생활 문제이며 결혼과 출산, 육아 문제다. 동시에 노인의 건강한 생활권과도 연결된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메가 서울'은 다시금 자산 축적의 욕망을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여기에 민주당이 들고 나온 '3% 성장률 회복'과 내수 활성화 정책도 국민적 관심을 받기 어렵다. 소비세액 공제를 이야기하고 소상공인 가스‧전기 요금 부담 완화와 청년 교통 패스는 또 다시 재정을 통해 잠시 언발에 오줌을 누어 따뜻하게 하겠다는 발상이다. 세수가 감소하고 국가 재정이 위태로워진 지금, 무상 지원을 늘리겠다는 생각을 넘어선 정책적 대안은 정말 없는 것인지 걱정이다. 여야 모두 번지수가 틀린 정책만 내놓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 정치에 희망이 있는지 되물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메가 서울'이나 재정 지원 또는 세금 감면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체적인 경제 활력도가 감소했고, 자국 보호와 탄소 감축 문제로 인한 대외 수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과 같은 임시 방편 정책만 반복한다면 진짜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당장 여야는 정치적 계산을 따지지 않고 진짜 위기를 이야기해야 한다. 고물가‧고금리에 세계 최저 출산율 문제 등에 대해 얼마나 극단적인 변화를 시작할 것인지, 'RE100(재생 에너지 100% 사용)'과 택소노미 대응, 고준위 폐기물 방폐장을 어디에 만들 것인지부터 꺼내야 한다. 지방 도시의 소멸을 막기 위한 주거 환경 개선 사업과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떠한 정책을 수립할 것인지도 이야기해야 한다. 정치가 권력 획득을 위한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생존을 위한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