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법원장 후보자 이번 주 지명할 듯…막판 검증 속도

이균용 낙마 이후 대법원장 40일 넘게 공석 김형두··조희대·정영환 등 후보군 압축 헌재소장 10일 퇴임…양대 사법 수장 공백 우려

2024-11-05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이균용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고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도 오는 10일로 끝나는 상황이어서 막바지 검증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를 압축하고 최종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군에는 김형두 헌법재판소 재판관, 조희대 전 대법관,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석준 대법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된 후 인선 절차를 진행해 왔지만, 국회 국정감사와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일정 등으로 인선 절차가 늦어졌다. 이 가운데 조 전 대법관과 오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 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조 전 대법관은 1957년생으로 대법원장 정년 규정(70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점, 오 대법관은 윤 대통령과 사법고시를 함께 준비한 인연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형두 재판관이 가장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재판관이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될 경우 최초의 헌법재판관 출신 대법원장이 된다. 여기에 2010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 1심 무죄 선고, 2012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1심 벌금형 선고 등 진보 성향의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점과 전북 정읍 출신이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김 재판관의 임명이 야권에 보내는 일종의 협치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김 재판관을 무작정 반대하기 어렵다. 오는 10일 유남석 헌재소장의 퇴임도 윤 대통령이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을 서둘러야 하는 요소다. 유 소장의 임기 종료 닷새 앞두고 있지만 후임 이남석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까지 늦어질 경우 대법원과 헌재 양대 최고 사법기관의 수장 공백 사태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임명동의안이 특위에 회부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청문회는 이달 중순에나 열릴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을 당시 사전환담 자리에서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공백이 길어지지 않도록 국회가 잘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국회의 협조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도 같은 날 윤 대통령과 국회 상임위원장단 간담회에서 "대법원장의 공백 사태로 국민 피해가 드러나고 있다"라며 "대법원, 헌법재판소, 공수처 등의 조직을 완비하는 것이 저희의 기본 책무"라며 야당의 협조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