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 확장'에 野 '행정 대개혁' 맞불···수도권 '표심 경쟁' 치열

與, 특위 출범으로 특별법 속도···수도권 표심 변화 기대 野, "선거용 포퓰리즘"···지하철 연장 추진으로 '맞불'

2023-11-05     이태훈 기자
김기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포를 포함한 경기 일부 지역을 서울로 편입하는 '수도 확장' 정책을 들고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용 포퓰리즘"으로 맞서며 지역 균등 발전을 위한 '행정 대개혁'으로 맞서고 있다. '서울 확장' 이슈가 수도권 표심에 분수령이 될 조짐을 보이면서 여야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이 내년 총선을 5개월여 남기고 띄운 '서울 확장' 정책에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광범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이 필요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따르지만, 실제 추진 된다면 수도권 선거 표심을 뒤바꿀 만한 '초강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김포의 서울 편입을 먼저 다룬다는 방침이지만, 구리·과천·광명·하남·성남 등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에선 앞다퉈 환영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지역의 요구가 있을 때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5개 도시 이상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슈를 선점한 국민의힘은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여당은 지난 2일 김포의 서울시 편입 문제를 다룰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했다. 당초 계획한 태스크포스(TF)보다 격상된 규모로, 당이 '메가 서울' 구상을 더 중요도 있게 다루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여당은 특위를 중심으로 특별법 발의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울 확장' 정책에 적극적인 지도부와 달리, 당내에선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서병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을 더 '메가'하게 만드는 것은 대한민국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에서도 비교적 낙후됐다고 평가받는 서울 중랑을 이승환·도봉갑 김재섭 당협위원장도 서울의 외연 확장보다 저개발 지역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지도부는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녹록지 않은 수도권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메가 서울' 의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총선용 전략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당내에선 이슈가 가져올 수도권 여론 변화에 기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 대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지역 간 분란을 부를 수 있는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된다"며 "어떻게 보더라도 총선용 갈라치기이자 포퓰리즘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전국적인 '메가시티'를 대안으로 들고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토 전체를 놓고 어떻게 할지 이야기해야 한다"며 "김포를 서울에 붙이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논의 자체가 협소하고 아무런 미래 전략이 없는 얘기다. 지역 이기주의만 부추기게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은 전부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호남권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사회를 대비해 '메가시티'를 주장해 왔다"며 "광역시도·시군구·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 대개혁'을 한번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포시 숙원 사업인 '지하철 5호선 연장' 등도 검토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정부·여당에 '5호선 연장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및 착수'에 더해 '9호선 연장 검토'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여당발 '서울 확장' 정책에 밀리지 않고, 수도권 표심을 지키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에서 던진 이슈인데 향후 여론 추이에 대해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대응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