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로 가득 찼던 연극 「튜링머신」 프리뷰 현장, 열렬한 호평과 함께 25일까지 본 공연 돌입!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지난 11월 5일(일), 연극 <튜링머신>이 박수로 가득 찼던 프리뷰를 마치고 관객들의 열렬한 호평과 함께 본 공연에 돌입했다.
연극 <튜링머신>은 프랑스에서 작가이자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브누아 솔레스(Benoit Solès)의 작품으로, 업적 위주의 앨런 튜링의 삶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프랑스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는 몰리에르 어워즈에서 주요 4개 부문(최우수 작가, 최우수 희극인,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며, 2023년 한국에서 역사적인 아시아 초연을 진행했다.
연극 <튜링머신>은 앨런 튜링이 설계했던 기계와 피보나치수열 등을 연상시키는 4면 무대로, 노출된 오브제와 독특한 조명효과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튜링의 머릿속을 함께 들여다보는 듯한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객석 사이의 등∙퇴장로 또한 동선으로 활용하는 연출로, 무대 공간을 확장시키며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키기도 했다. 원 캐스트로 무대에 선 이승주, 고상호 배우의 열연도 엿볼 수 있었다.
앨런 튜링 역할의 고상호 배우는 천재 수학자로서의 모습과 관객들에게 본인의 마음을 고백하는 모습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으며, 미카엘 로스 외 4가지 배역을 소화한 이승주 배우는 쉴 새 없는 전환에도 등장 때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뛰어난 연기력을 발산해냈다.
프리뷰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세계 2차 대전에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해 내며 전쟁을 약 2년 정도 일찍 끝낼 수 있게 활약했던 그의 업적 중점의 스토리가 아닌 어린 시절부터 첫사랑, AI(인공지능)에 대한 그의 신념 등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면 무대는 그런 튜링의 생각을 객석에 온전히 전달하는데 탁월한 장치였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새로운 인물을 게 된 기분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객은 “작품 내에서 미카엘 로스를 포함해 다양한 역할을 표현해 내는 방식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앨런 튜링을 조사하며 그를 점차 이해하게 되는 수사관 로스, 튜링의 라이벌이지만 암호 해독의 키를 주기도 한 인물 알렉산더 휴, 튜링의 동성 애인 아놀드 머레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배우’ 역할의 캐릭터까지. 모든 캐릭터의 특징을 살렸다고 느껴졌다.”며 후기를 전했다.
작품을 맡은 신유청 연출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지향점을 잃지 않고 저항했던 그의 삶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는 그 한 사람 덕분에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살아있는 내내 고독하고 외로웠지만 다른 이들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그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을 줄 아는 사람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품을 만들었다. 부디 관객들의 마음에 이 의도가 진심으로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연극 <튜링머신>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11월 25일(토)까지 3주간의 고열연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