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번 주 '대립 정국'…노란봉투법·방송법 충돌 예고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서 야권 단독 처리 예정 국힘, 필리버스터 검토…尹 거부권 행사 건의
2023-11-0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정감사에서 대립했던 여야가 이번 주 쟁점 법안을 놓고 다시 한번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하자 여당이 필리버스터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거론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여야 모두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을 처리할 것을 예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등 일부 법안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민생, 인권, 민주주의 법안에 대한 완고하고 경직된 태도는 국민을 실망시키고, 우리 사회의 발전과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며 "국회 본회의 상정 요건을 갖췄으나, 여전히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이번에 통과시켜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을 처리하려는 야당을 직격했다. 그는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 민주노총과 민주당이 공영방송을 영구적으로 장악하겠다는 방송법 같은 '경제멍들기법', '갈등조장법'은 경기 회복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명확한 만큼 민주당은 막무가내식 강행 처리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여당은 야권 주도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되자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여당은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초·재선 의원 전원이 참여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등 각 4개 법에 최소 15명 이상, 1인당 3시간 이상 할애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카드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179석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강제 종결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정의당, 일부 비교섭단체, 무소속 의원들에게 필리버스터 종료를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도 주목된다. 여당은 야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을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잇따른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다시 한번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여야 대치 정국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미리 경고에 나섰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국회 본회의 상정과 관련해 "두 법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태도야말로 시정연설에서 보여준 협력 약속이 '보여주기식 쇼'였는지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협력을 요구하기에 앞서 입법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