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금리 기조 지속… 내년도 수익형 부동산 '흐림'
9월 상업용부동산 거래량 10년來 최저 "자금 경색, 인플레 속 나대지부터 매도" "내년도 불확실성 큰 가운데 투자 위축"
2023-11-07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주택 호황기 규제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오는 2024년까지 침체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의 상업업무용부동산 거래량은 총 1만3840호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2년 동월 1만6809호와 비교하면 17% 감소했다. 또 아직 부동산 열기가 식지 않았던 2021년(3만3801호)보단 59% 급감한 것이자,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3년(1만2027건) 이후 동월 기준 10년 내 최저치다. 유형별로 오피스텔은 지난 2021년 9월 1만5031호에서 올해 9월 4804호로 68% 이상 감소했다. 공업용은 7465호에서 2449호 67% 감소, 그외 유형 또한 1만8770건에서 9036건으로 반토막 났다. 기타건물만 소폭 증가했으나 전체 비중으로 따지면 크지 않아 미미한 수준이다. 오피스·상가 등을 모두 포괄하는 상업업무용부동산 시장은 2010년대 주택 호황기 시절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형 투자처로 부상했다. 특히 저금리 시기 안정적인 임대수익 뿐아니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며 수요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고금리 및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 대출 이자 및 각종 제반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워지며 역마진 우려가 커졌다. 거래량 감소와 더불어 매맷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규사업장들은 최근 유동성 경색 및 공사비 인상 속에서 사업 개시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상업용 부동산인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1~9월 불과 5000여 가구로 전년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도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내년 전망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것이 금리인데 이는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 예측이 불가능하다"면서 "워낙 불분명한 시장이라 전망 자체가 어렵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금리가 높아도 임대료가 나오니 버텼던 것들이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10~20% 낮은 가격에 급매로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반응이 오는 곳은 나대지로 부동산PF 조달도 어렵고 공사비도 3.3㎡(평)당 1200만~1300만원 수준으로 오르니 수지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개발 수익성이 떨이지니 거래를 위해 가격을 낮추는 상황으로 내년 전망도 좋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피스텔과 상가 등은 종전 저금리 때는 서울 기준 연수익률 3~5%만 나와도 투자가치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작년 금리 인상 이후 정기예금만 넣어도 이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세 차익을 추구했던) 꼬마빌딩 등도 대출을 끼고 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내야하는 월 이자 대비 해당 건물의 수익률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에선 개선될 여지도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투자자들에겐 그리 좋은 여건이 아니다"면서 "다만 자금여력이 충분한 경우에는 장기투자의 개념으로 저평가된 물건을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