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재집권 가시화···우-러 전쟁, 초장기화 가능성
로이터, 러 소식통 인용해 보도···출마 시 당선 확실시 종전 생각 없는 푸틴···수년 이상 지속 가능성도
2024-11-07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집권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복수 러시아 소식통이 임기 만료를 6개월여 앞둔 푸틴 대통령이 곧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전하면서다. 그가 연임에 성공할 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도 초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푸틴 재출마' 정황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 6명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적 민감성을 이유로 소식통들은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결심했다는 소식이 최근 흘러나오고 있으며, 그의 측근들은 선거운동과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결정이 내려졌다. 그는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결정을 내렸고,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이달 중 대선 출마를 발표할 수 있다는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의 지난달 보도 내용이 맞는다고 확인하면서 "몇 주 안에 계획된 힌트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 내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일으키며 서방으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는 가운데 나온 결과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한다면 당선은 기정사실화라는 전망이 높다.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어떤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으며, 선거 캠페인 공식 시작에 대한 발표도 없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아직 2024년 대선 출마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출마하기로 한다면 그와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쟁 상황에서 푸틴을 대체할 만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도 그의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초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시도를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은 현재까지도 전쟁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에 서명하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한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양측의 전쟁은 한쪽이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다시 6년의 집권 시간을 가진다면 전쟁이 앞으로 수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 31일 돌연 사퇴한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게서 대통령직을 넘겨받은 이후부터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에게 대통령직을 넘긴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고는 권좌를 이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약 30년간 집권한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후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 집권한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