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과도한 상속세, 기업 경영포기·의욕상실 주범으로

3040 경영자 85% “상속세 폐지 혹은 OECD 평균 수준으로 인하”

2023-11-08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과도한 상속세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고, 일자리 창출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국내의 소득세율과 상속세율이 타국에 비해 높고 부에 대한 징벌적 과세가 경영을 악화시키며 사업 의지마저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업력 3년 이상, 연간 매출액 20억원 이상인 30~40대 벤처・스타트업 창업자 14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50%)을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OECD 평균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이 85.0%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속세를 폐지하고, 상속세가 없는 OECD 일부 국가들처럼 자본이득세 등의 형태로 부과해야 한다’는 응답이 43.6%로 가장 높았다. ‘OECD 평균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41.4%로 그 다음을 이었다. ‘현 수준이 적당‘하다는 응답은 9.3%, ’현 수준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4.3%에 불과했다. 또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가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업인의 기업하려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응답이 93.6%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기업의 상속인에게 과중한 세부담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다. 실제로 과도한 기업 상속 제도로 강소기업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떨친 강소기업마저 과도한 상속세로 무너지는 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손톱깎이로 유명한 쓰리세븐과 세계 1위 콘돔 제조사 유니더스 등은 상속세로 인해 승계를 포기하고 회사를 매각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업력 10년 이상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가업승계를 하지 않을 경우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56.8%)‘이라고 응답했다. 또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서는 신규투자를 하지 않거나(31.7%), 폐업, 기업매각 등을 했거나 고려하고 있을 것(25.1%)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상속세가 따르는 만큼, 중소기업들은 사업 확대를 억제해 스스로 경쟁력을 소실하는 선택을 하는 실정이다. 중기중앙회는 기업의 업력이 높아질수록 자산, 매출, 고용, 연구개발비 등 전 분야에 걸쳐 경영성과가 높아지며, 기업의 수명이 짧아지면 국내 경제가 타격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국내 상속세 부담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 기업의 경영활력과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상속세는 소득세를 과세한 후 축적된 부를 상속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과세가 이루어지므로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