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네이버 미래 심장 '각 세종' IDC 가보니
두 번째 하이퍼스케일 IDC…로봇 자동화·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집약 국내 최대 규모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 클라우드·AI 사업 확장 서버 60만 유닛 수용 가능…데이터 수용률 국립중앙도서관 100만배 직·간접 외기 설계 등 친환경 기술도 고도화…자연 바람으로 서버실 냉각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네이버의 두번째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 세종'이 지난 6일 베일을 벗었다. 2013년 세워진 첫 자체 DC '각 춘천'이 네이버 서비스만을 위한 곳이었다면, 각 세종은 네이버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진 기지다. 네이버는 앞으로 각 세종을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AI·클라우드 중심의 비즈니스를 확대해 가는 '산실'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세종특별자치시 집현동 부용산 부근에 위치한 각 세종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규모의 회색빛 건물이 눈에 띄었다.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 부지 위에 자리한 각 세종은 단일 기업 IDC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60만 유닛(Unit, 서버의 높이 단위규격)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국립중앙도서관 전체 데이터의 약 100만배에 달하는 수준인 65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본관 운영동 다목적홀에서 열린 오픈식에서 "각 세종은 앞으로 10년, 그 이상을 내다보고 지었다. 네이버의 첨단 기술을 결집한 이 곳은 모든 산업과 기술 혁신의 엔진이 될 것"이라며 "1784가 첨단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한 오피스 공간이라면, 각 세종은 미래 산업 현장의 새로운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각 세종은 사람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로봇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김재필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 리더를 따라 들어선 각 세종 내부는 웅장한 규모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필드를 돌아다니며 사람보다는 로봇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인력 대다수는 현장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통합관제센터에 배치돼 있었다. 이들은 전면의 대형 스크린에 표시된 각 공간별 CCTV와 주요 설비들의 온도, 습도, 필터 상태 등 서버 운영 상태를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시설이 큰 만큼 AI·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등 첨단 기술을 대거 적용해 운영·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서버동에 들어서니 네이버랩스에서 자체 개발한 로봇들이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짐을 운반하고 있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북관서버동 IT창고에서 근무하는 '가로'와 '세로'다. 가로는 서버실과 창고를 오가며 고중량의 서버를 운반하고, 세로는 가로가 가져온 서버를 2mm 단위로 정확하게 피킹해 안전하게 적재한다. 높이 3미터까지 서버를 적재할 수 있다. 두 로봇은 실제로 현장에서 핵심 자산인 서버를 운반하는 작업을 사람의 개입 없이 막힘 없이 수행하고 있었다.
김 리더는 "기존에는 사람이 수행하던 서버 운반이 완전히 자동화된 것"이라며 "현재 세로 로봇과 가로 로봇은 각각 2대씩 운영 중인데 앞으로 수요에 맞춰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세종의 주차장으로 이동하니 무인 자율주행 셔틀 버스인 알트비(ALT-B)가 정거장에 들어섰다. 네이버랩스의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로 움직이는 알트비는 전방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인식하고 속도를 낮추다가 정류장에 멈춰섰다.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의 이 버스는 각 세종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며 직원들의 이동을 돕는다. 버스 내부에 안내원은 따로 배치돼 있지 않다. 직원들은 키오스크에서 목적지를 설정한 후 알트비를 호출할 수 있다. 알트비는 현재 2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 리더는 "로봇을 중심으로 한 자동화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스템을 통해 각 세종의 안전성과 효율성은 더욱 극대화됐다"며 "로봇을 이용해 업무 효율성을 최소 30~50%까지 높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각 세종은 각 춘천과 마찬가지로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구축됐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조 시스템인 나무(NAMU, NAVER Air Membrane Unit) 설비를 활용해 자연 바람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실을 냉각한다. 각 세종에 적용된 나무는 3세대 공조설비로, 각 춘천에서부터 쌓아온 10년 이상의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해 세종시의 기후 변화에 맞게 직·간접 외기를 적절히 냉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리더는 "각 세종은 국제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LEED에서 IDC로는 세계 최고 점수인 95점을 받아 LEED v3 플래티넘을 획득한 각 춘천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한 LEED v4 플래티넘 획득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각 세종의 외벽에 친환경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등 자재부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최근 소버린 AI·소버린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국가와 산업의 고객들을 만나는데, 네이버의 AI 기술력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안정적인 운영 역량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각 세종은 다양한 산업으로 뻗어 나가는 AI·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