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큼 다가온 '통합 대한항공'과 위대한 이륙
아시아나 기재 모두 합쳐도 234대…더 커질 필요 공급 좌석 수 확대 시 티켓 값 내려 소비자 복리↑ KE 캡틴 조원태, 아시아나 직원 품어 사회적 책임
2024-11-08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대한항공과의 통합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진통 끝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결국 화물본부 매각을 승인했다. 이로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M&A)에 도장을 찍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역내 4개국 여객·화물 노선에 대한 독과점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겠다던 EU 집행위(EC)가 긍정적인 결과를 내줄 경우 강둑이 터지듯 연이어 미국 연방 법무부(DOJ)와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에서도 내년 상반기 중 '파란불'을 켜줄 공산이 크다. 이 경우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해 풀 서비스 캐리어(FSC, Full-Service Carrier)를 넘어 '내셔널 플래그십 캐리어'의 입지를 더욱 확실히 다질 수 있게 된다. 현 시점 대한민국 국적의 FSC가 하나여야 하는 이유는 명징하다. 인구 1억명 이하인 나라에서는 이 같은 체제가 국가 항공 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보다 인구도 많은 항공 선진국이 모여있는 유럽의 사례를 살펴보면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는 항공사들끼리 경쟁과 무수한 합병을 통해 '1국 1사' 체제가 자리를 잡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국가 간 대표 항공사들끼리도 M&A를 거치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인터내셔널 콘솔리데이티드 에어라인즈 그룹(IAG, 영국항공-이베리아항공) △에어프랑스-KLM 그룹 △루프트한자 그룹 등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아 자체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에 다수의 FSC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국들에서도 끊임 없는 M&A가 있어왔고, 현재의 시장 구도가 만들어졌다. 외국 항공사들이 이와 같은 '벌크업'을 이뤄내는 것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에 있다. 더 많은 기재를 보유하게 되면 여객 수송 내지는 공급 능력이 좋아져 좌석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이에 따라 더욱 많은 항공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티켓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느껴지는 것은 높은 기내 서비스 수준 때문이 아니라 보유 기재와 그에 따른 좌석 수가 외항사 대비 턱없이 모자라서다. 앞으로 리스 반납 등 송출 기재가 있겠지만, 당장 두 항공사가 합쳐도 234대 밖에 되지 않아 글로벌 20위 안에 겨우 안착하는 수준이다. 델타항공 965대·아메리칸항공 951대·유나이티드항공 922대 등 물량 공세가 가능한 미국 초거대 항공사들에 비하면 분명한 열세여서 오히려 사세가 더욱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