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치솟아도 ‘영끌행렬’ 요지부동
10월 은행 주담대 5.8조↑…"규제효과 전무"
전체 가계대출 6.8조 늘어…기업대출도 급증
2024-11-08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백약이 무효였다. 정부의 규제 강화와 은행들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86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8000억원 많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 8월 6조9000억원에서 9월 4조8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10월 들어 다시 증가폭이 커졌다. 10월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39조6000억원)은 5조8000억원이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45조7000억원)도 1조원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10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9월보다 다소 확대된 것은 추석 상여금 유입 효과, 분기별 부실 채권 상·매각 등 계절적 요인이 9월에 작용한 뒤 10월에 해소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대해선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기 전 신청한 대출들이 실행되고 있어 아직 가시적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10월 6조3000억원 증가했다. 7개월 연속 증가로, 9월(+2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대폭 확대됐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5조2000억원 늘어나 9월(5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5000억원 줄었다. 반면 9월 3조3000억원 감소했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지난달 1조1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추석을 앞둔 9월 상여금 유입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했던 기타대출은 기저효과 등으로 10월 증가,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10월 한 달 동안 6조8000억원 늘어나 9월(+4조8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제2금융권에서는 5000억원 감소, 9월(-2조5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줄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월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전월 기저효과로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면서도 "향후에도 경각심을 가지고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예금은행의 10월 기업 대출 잔액(1246조4000억원)은 한 달 사이 8조1000억원 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4조3000억원, 3조8000억원(개인사업자 5000억원 포함) 증가했다.
이 중 대기업 대출의 경우 회사채 등 기존 직접금융조달 기업의 대출 활용, 기업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지난 9월(+4조9000억원)에 이어 상당 폭이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