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상승에 대출문턱 높이는 카드사

여전채 금리 연 5% 넘겨

2023-11-08     이채원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금조달에 쓰이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연 5%대를 넘어섰다. 이에 카드사들이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중·저신용자들의 급전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신용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연 5.274%로 전월 말(4.974%) 대비 0.3%포인트(p)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가 연 5%를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카드사들은 은행의 예·적금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채권시장 경색 이후 6%대로 뛰어오르며 통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권은 이같은 추세라면 여전채 금리가 연내 7%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달부터 은행권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한다고 밝힌 영향이 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사태 이후 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 채권 발행을 제한했다. 

은행채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7조4500억원어치가 순발행됐다. 은행채는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신용 등급인 ‘AAA’로 여전채보다 채권시장의 수요가 몰린다. 따라서 카드사들은 여전채를 더 높은 금리에 발행하게 된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의 상승 영향이 카드론 등 대출 상품의 금리에 2~3개월의 기간을 두고 반영된다는 점이다. 결국 향후 소비자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카드업계는 중·저신용자를 상대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7개 카드사는 신용 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어주지 않았다. 

롯데·우리·국민카드는 그간 신용 501~500점 구간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줬지만 지난달부터 이마저도 문턱을 높였다. 게다가 신용 501~600점 회원 대상 카드론 금리는 19.9%로 법정 한도인 20% 직전까지 오른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카드사들은 업계가 여전채 금리 상승 부담과 연체율 관리를 위해서라도 카드론 문턱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