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특단의 자구책’ 발표…분사이래 최대 규모 조직개편
본사조직 20% 축소…운영인력 감축, 희망퇴직, 증원소요 자체해소 2직급 이상 2024년 임금인상분 전액 반납…인재개발원 부지 매각도 김동철 사장 “가용한 모든 역량 쏟아 절체절명의 위기 극복하겠다”
2023-11-08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한국전력이 8일 재정건정성 확보를 위한 ‘특단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 취임 후 처음으로 내놓은 자구책이다.
김동철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조직혁신, 인력 효율화, 추가 자산매각 등 특단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한전은 2001년 발전사 분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 단행을 통해 조직을 축소하고 핵심 기능 강화에 나선다. 본부장 직위 5개중 2개를 축소하는 등 본사조직 규모를 20% 줄인다. 8본부 36처를 6본부 29처로 재편해 2개본부 7개처를 축소하고, 1직급 본부장 직위 축소로 상임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꾼다. 외부환경 변화에 맞춰 사업소 거점화와 업무 광역화를 통해 25% 수준의 단계적 효율화에도 나선다. 소규모 지사를 인근 거점 지사로 통합하고 통합시너지가 큰 업무는 지역본부 및 거점 사업소에서 일괄 수행해 효율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다. 전사적 인력구조 개편을 통해 인력효율화도 추진한다.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라 지난 1월 감축한 정원에 대한 초과 현원 488명을 올 연말까지 조기 해소하는 한편, 디지털 서비스 확대 및 설비관리 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의 운영인력 추가 감축에 나선다. 2직급 이상 임직원의 내년도 임금인상 반납액 등을 위로금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전력수급기본계획 및 분산에너지 특별법 이행, 원전수출 추진 등을 위해 약 800명의 대규모 인력 소요가 예상되나, 인력증원 없이 본사 및 사업소 조직효율화를 통해 해소한다. 한전은 상징적 자산인 인재개발원 부지, 한전KDN 지분 20%, 필리핀 칼라타간 지분 전량 매각에도 나산다. 한전은 그동안 서울 소재의 가치 높은 자산임에도 우수한 접근성 및 교육여건인 인재개발원 매각은 자구책에서 제외해왔다. 하지만 벼랑 끝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에 매각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력산업 ICT 분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DN도 매각가치 제고를 위해 국내 증시 상장 통해 보유지분 100% 중 20% 매각을 추진한다. 고정배당금이 확보돼 수익성이 양호하고 매각 제한조건이 적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필리핀의 칼라타간 태양광사업 보유지분 38%도 전량 매각한다. 앞서 발표한 기존의 자구책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주택자금 한도축소, 사내대출 금리인상, 해외학자금 영어권 국가 지원 제외는 정비를 완료했으며, ‘주택구입자금 LTV 적용’과 ‘창립기념일 유급휴일 개선’은 규정개정을 위한 노조협의를 지속해 연내 협의완료를 추진 중이다. 김 사장은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시작된 한전의 재무위기는 기업으로서 버티기 어려운 재무적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기존의 자구대책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한편, 금번에 추가로 발표한 특단의 자구대책도 가용한 모든 역량을 쏟아 추진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