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 발효한 ‘황기’, 항산화 성분 증가
아이소플라본 비배당체 함량, 발효했을 때 최대 2.7배 높아져… 발효 황기 소재, 가공식품 만드는 데 활용 기대
2024-11-08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이 전통 발효제인 누룩으로 ‘황기’를 발효해 기능 성분 함량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콩과 식물인 황기 뿌리는 한약재, 삼계탕, 차 등 다양한 재료로 이용된다. 황기에는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아이소플라본이 많이 들어있는데, 황기의 아이소플라본은 당이 결합돼 있지 않은 ‘비배당체’와 당이 결합된 ‘배당체’로 존재하며, 비배당체가 배당체보다 생리활성이 더 우수하다. 농촌진흥청은 황기의 기능 성분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서 효소가 풍부한 누룩이 황기의 아이소플라본 배당체를 비배당체로 전환하는 데 유용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황기를 누룩과 함께 발효한 결과, 항산화 활성과 관련된 황기의 총 페놀 함량은 발효 시간에 따라 증가해, 24시간 발효했을 때는 발효하지 않은 황기보다 1.6배 높게 나타났다. 또 아이소플라본 중 당이 결합된 배당체는 6~12시간 사이에 대부분 줄었고, 같은 시간 비배당체인 칼리코신과 포모노네틴은 각각 2.7배, 2.2배로 증가해 18시간 뒤 가장 높게 올랐다. 한편 누룩은 밀, 보리, 쌀 등의 곡물에 국균(황국균, 백국균 등)을 증식시킨 우리나라 전통 발효제로, 미생물과 효소가 많아 주로 막걸리, 동동주 등의 발효에 사용한다. 재래 누룩은 식품첨가물로 사용할 수 있어 식품 가공에서 산업적 활용도가 우수하다. 이번 연구는 누룩이라는 안전한 전통 발효제를 이용해 황기의 특정 기능 성분 함량을 안전하면서도 쉽게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농촌진흥청은 ‘누룩을 이용해 아이소플라본 함량을 높인 발효 황기’에 대한 학술 논문을 한국식품영양학회에 발표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 김금숙 과장은 “앞으로도 기능성이 높은 약용식물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가공기술 연구에 더 매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