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넘어 유통공룡 거듭난 쿠팡…다음 행선지는
최근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유통 시장 판도 변화 조짐 ↑ 로켓배송·로켓직구 활용한 대만 시장 공략 드라이브 박차
2024-11-09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계획된 적자’로 불릴 정도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뚝심 경영’ 리더십이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 릴레이 성과로 이어지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업황 둔화, 출혈경쟁 등 겹악재를 딛고 나홀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어 타 유통기업들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쿠팡은 3분기 매출이 8조1028억원(61억8355만달러·분기환율 1310.39)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며, 사상 첫 분기 매출 8조원을 돌파했다. 동기간 영업이익도 13% 신장한 전년 동기 대비 1146억원(8748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올 1∼3분기 흑자 규모는 4448억원(3억4190만달러)로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쿠팡은 이커머스 군계일학에서 더나아가 국내 유통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이마트와 롯데쇼핑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미 2분기 매출에서도 쿠팡이 7조6749억원으로 이마트(7조2711억)와 롯데쇼핑(3조6222억원)을 제친 가운데, 3분기에서도 판정승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3% 증가한 7조8176억원, 영업이익은 2.5% 떨어진 981억원이 전망된다. 동기간 롯데쇼핑은 매출 3조8223억원(4.76%↓), 영업이익 1440억원(4.06%)으로 예측된다. 쿠팡은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데 이어, 대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 시장에 진출한 이후, 1년 만에 두 번째 대형 풀필먼트센터를 개설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세 번째 풀필먼트센터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쿠팡의 대만 풀필먼트센터 확장은 한국 소비재 중소기업에게 내수정체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 수출을 극대화할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난 9월말 기준 쿠팡을 통해 대만으로 수출하는 한국 중소기업만 무려 1만2000여곳이다. 이처럼 쿠팡이 대만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현지의 특성과 성장성에 기인했다. 2300만여명이 살고있는 대만은 인구 밀도가 ㎢당 673명으로 한국(515명) 보다 높고, 현지 유통시장 규모(소매판매액)도 지난해 3조6344억 대만달러(한화 약 157조원)에 달한다. 쿠팡은 대만 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고, 현지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장기적인 대만의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더욱 커지고 있고, 한국 로켓배송 출시 첫 1년보다 대만의 로켓배송 첫해 성장속도가 빠르다”라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쿠팡 앱은 올해 대만 시장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올 2분기 대만에서 쿠팡 애플리케이션 쇼핑 부문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쿠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지속 강화하며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유료회원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을 필두로 다양한 혜택을 묶어 선순환 구조를 꾀하기 위한 하나의 일환으로 시작했던 쿠팡플페이는 최근 석달간 토종 OTT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쿠팡은 지난 9월 콘텐츠를 자체 창출하는 엔터테인먼트사인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세워 1호 연예인으로 개그맨 신동엽을 영입하고,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콘텐츠를 내놓는 등 차별화를 달리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훌륭한 콘텐츠로 계속해서 고객에게 큰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글로벌 OTT의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 제공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