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수익성 희비 엇갈려

네이버, 영업이익 15.1% ↑…카카오는 인건비 늘며 6.7% ↓ '사우디 수주' 네이버, 4분기 전망도 긍정적…신사업 투자 온힘 카카오, 사법리스크 해소 당면 과제로…내부 쇄신 집중할 듯

2023-11-09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올 3분기 연결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사업 수익성의 지표로 꼽히는 영업이익 측면에서 카카오가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4453억원·영업이익 38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15.1%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네이버는 서치 플랫폼과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에서 고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검색 광고 등을 포함한 서치 플랫폼 매출은 89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3% 증가하며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대신 커머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3% 오른 6474억원으로 집계되면서 플랫폼 부문의 저성장을 보완했다. 올 초 인수한 북미 최대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효과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이퍼클로바X’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 실적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핀테크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3408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한 4349억원으로, 매출 성장이 가장 큰 폭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웹툰 지식재산(IP) 영상화 작품 흥행과 AI 추천 강화 등 플랫폼 고도화로 이용자가 늘었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236억원이었다. 카카오는 같은 기간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5%로 집계됐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카카오톡 내 광고 등 '톡비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117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 성장했고, 카카오톡 내 상거래 '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15% 증가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한 1조1315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은 1년 사이 105% 증가하며 5133억원을, 미디어 매출은 14% 증가한 1070억원을 기록했다. 스토리 매출은 일본 분기 최대 거래액 경신과 무빙 등 국내 오리지널 웹툰 IP 작품의 조회 수 증가 덕분에 전년보다 8% 증가한 249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620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카카오가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의 3분기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SM엔터 실적을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1조9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고 영업이익은 1151억원으로 23% 감소했다. SM엔터 인수 효과로 2분기 연속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AI 등 신사업 투자와 인건비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 비용은 2조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을 더디게 했다.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4670억원이었다. 매출연동비는 9% 늘어난 8721억원을 기록했다. 외주 인프라 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한 2892억원을, 마케팅 비용은 12% 증가한 1254억원을 지출했다. 이와 함께 AI와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투자가 이어지면서 유형자산 투자가 1235억원 발생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양사의 4분기 전망도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네이버는 지난달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로 4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지만 카카오는 사법리스크 해소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신사업 투자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토대로 관련 신사업 추진과 글로벌 수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에는 생성형 AI 서비스 라인업과 수익화 로드맵을 공개하며 앞으로의 AI 사업 방향을 제시해 영역별 성장세를 이어 나갈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네옴시티 건을 비롯해, 네이버는 서비스뿐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한 글로벌 도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신사업 구상보다는 내부 쇄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달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했던 생성형 AI 모델 ‘KO챗PT’ 출시도 사법리스크 여파로 안갯속에 빠졌다. 카카오는 최근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전면에 내세운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카카오의 경영 전반을 감시하는 외부감시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 위원장에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하는 등 정부 규제와 수사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9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공식 사과하고, 조직 재정비를 약속했다. 홍 대표는 "SM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이슈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관련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며 "회사와 함께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조직을 재정비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