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제2의 김운용’ 되나?
대한축구협회 5대 의혹 추적
“협회, 대표팀에만 집중…프로축구 위기”
'정몽준 장학금' 기자 금품으로 둔갑
“축구협은 정치적 도구”
PD수첩은 정 회장 재임 12년 동안 협회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이에 축구협회에 대한 의문을 풀어본다는 취지 아래 올해 초 4선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의 행적을 추적했다. PD수첩은 먼저 협회가 대표팀만 키우는 것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 대선 때 대권주자로 나서면서 협회를 이용해 정치 적 야망을 표면화시키기도 했다며 접근했다. 협회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축구와 축구인을 위한 단체가 되어야 함에도 정 회장이 대표팀에만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PD수첩의 지적이다.축구계 정 회장 및 축구협 비난
축구 에이전시 KAM(캄)과의 유착설도 언급됐다. 가삼현 대외협력국 국장은 "10년 동안 일하면서 공교롭게도 캄에서 추천을 받은 사람이 선임된 것이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프리미어리그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다 아는 에이전시"라고 설명했다. PD수첩은 존 듀어든 영국 출신 축구기자가 "영국에서 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한 인터뷰가 함께 보도됐다. PD수첩은 협회를 향한 축구계 내외부의 비난도 전했다. 박종환 대구 FC 감독은 "밖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아니라)현대 축구협회라고 부른다"고 했고 한 협회 전 임원은 "한마디로 왕조라고 할 수 있다"며 비난을 가했다. 투명성에 큰 의혹을 받고 있는 협회의 자금 출처내역도 파헤쳐졌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협회 이사로 재직할 당시 "홍보비에 대한 질문에 협회 관계자가 무척 당혹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고 모 신문사 체육 담당 기자는 "정 회장이 적어도 2주에 한 번씩 언론사 편집국장이나 부장 등과 골프 회동을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형편이 어려운 축구꿈나무에게 준다는 소위 '정몽준 장학금'이 실제로는 기자에게 금품을 건네는 식으로 흘러들어간다며 PD수첩은 '축구협회의 힘이 언론의 힘을 능가한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정 회장이 5월까지 협회를 법인화 하겠다고 내세운 공약이 늦어지는 이유도 언급됐다. 전문가들은 법인이 되면 문제가 생길 경우 상급 기관에 감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협회가 비법인 상태로 남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다. ]축구협회 아니라 현대협회인가
한편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조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안민석, 이광철 열린 우리당 의원 등 문광위 소속 의원들이 협회의 불투명한 회계처리와 운영 등을 질타했다.△회계 투명성 의혹=가장 먼저 제기된 문제점은 축구협회 재정의 투명성이었다. 안 의원은 “2003년 정산보고서에는 132억의 사업이익을 거뒀음에도 2004년 정산보고서에는 이월적립금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또 결산보고서에는 축구대표팀 용품 공급업체에서 받은 현금만이 표시됐을 뿐 물품은 전혀 반영돼있지 않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협회의 회계장부 사정에 대해 정회장과 측근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비자금 창구설, 역분식 회계를 통한 세금탈루 등의 의혹을 주기에 충분하다“ 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축구협회 휘장 사업자인 '빅터코리아'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은 점이나 일반관리비·인건비 등이 3년 사이에 2배나 증가한 것도 추궁했다.이에 대해 조 부회장은 "대한축구협회는 매년 공인회계사에게 감사를 받아 '적정' 판정을 받아왔다"고 밝혔으며 "대표팀 용품 업체와의 물품 공급 계약은 서로 간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장부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공문서 위조 제기=이 의원은 이어 2002년도와 2003년도 축구협회 총회에 모두 참석한 전형두 유문성 김휘 유인갑 등 4명의 대의원들이 총회 참석 명부에 서명한 필체가 서로 다르다며 축구협회가 서명을 위조한 뒤 대한체육회에 증빙자료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부회장은 "이 4명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총회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서명 위조에 대한 의문에 반박했다.△현대맨 출신의 ‘사조직’화 비판=이밖에도 29명의 축구협회 과장급 이상 간부 중에 13명이 현대중공업 출신이라는 점에 대한 의혹도 있었다.
이른바 축구협회가 정몽준 회장의 사조직이 아니냐는 것이다. 안 의원과 이원이 지목한 13명의 '현대맨'은 김동대 사무총장 외에 대외협력국(가삼현 국장, 대표팀 지원부 전한진, 정재훈 과장, 국제부 고승환 부장, 이영우 과장), 동아시아연맹(김응수 차장), 홍보국(유영철 국장, 이원재 차장), 기획실(이상락 차장), 총무부(지윤락 과장), 사업국(김정만 국장, 박용수 과장) 등이다. 두 의원은 또 2006년 독일월드컵기획단의 과장급 이상 간부 9명 중 6명도 현대 출신이어서 독일 월드컵 준비도 축구인이 아닌 '현대맨'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에 조 부회장은 "현대중공업 출신은 9명으로 알고 있으며 이들은 정 회장이 2002한일월드컵 유치를 위해 축구협회에 데려왔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2007년 17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유치에 이들의 경험이 필요해 계속 협회에 남게됐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이들이 올해 안으로 대한올림픽위원회 산하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M’ 에이전트와의 유착설=영국계 에이전트사인 KAM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안 의원은 KAM을 통해 국가대표팀의 외국인 감독 영입이나 A매치가 추진돼 왔다면서 독점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 부회장은 "KAM이 대표팀 경기를 중계한 비율은 20~30%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유럽이나 아프리카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추진할 때 경험이 많고 믿을 수 있는 에이전트를 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 FC네트워크의 독점적 지위=축구협회 스폰서쉽 대행사였던 금강기획(현대계열사) 출신 직원들이 2000년 설립한 FC네트워크와 축구협회가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문점도 터져 나왔다.